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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 요양병원 화재, 그 후…안전불감증 '여전'

<앵커>

올 한해 일어난 참사를 되돌아보고 그 이후 상황을 살펴보는 참사추적 연속보도, 오늘(28일)은 두 번째 순서로, 불과 6분 만에 22명의 목숨을 앗아간 장성 요양병원 화재입니다. 화재에 취약한 요양병원의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고였는데, 사고 이후에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화강윤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7달이 지난 지금도 사고 현장은 그대로 남아 당시의 끔찍했던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불에 탄 침상은 뼈대만 남아 있고, 시계 바늘은 여전히 사고가 난 시각에 멈춰 서 있습니다.

[양재영/故 양의묵 씨 아들 : 사람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유독가스에 새카맣게, 매연에 그을려서요. 참담하고 억울하고, 정말 자식으로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단 6분 동안의 화재에 무려 30명의 사상자가 난 데는 인력 부족과 더불어 방화시설 미비 탓이 컸습니다.

환자들은 대부분 치매를 앓고 있거나 거동이 불편해 빨리 대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유독가스는 이런 간이 문을 통해 병실 곳곳으로 빠르게 번졌고, 초기에 불길을 잡을 수 있는 스프링클러는 아예 설치되지 않았습니다.

사고 이후 사정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다른 요양병원을 찾아가 봤습니다.

스프링클러는 여전히 찾아볼 수 없고, 화재 같은 비상시에 자동으로 문을 열어주는 자동개폐장치도 설치돼 있지 않습니다.

복지부는 지난 8월 새로 짓는 병원에 스프링클러와 자동개폐장치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대책으로 내놨습니다.

하지만 정작 기존 병원들에는 3년간의 유예기간을 두도록 했습니다.

[이영주/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대처가 어려운 환자의 경우 충분히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공간이 있게끔 하는 게 맞거든요. 빠르게 화재 진압할 수 있는 소화설비라든지, 피난 설비라든지, 이런 부분의 추가적인 고려가 필요합니다.]

지난 9월까지 전국 1천 2백여 개 요양병원 가운데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곳은 677곳으로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엄청난 희생을 통해 얻은 값비싼 교훈을 너무 가벼이 여기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볼 때입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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