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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찰리 오스틴, '13부리거'에서 'EPL 스타'로

  올해 브라질월드컵에서 독일의 베테랑 골잡이 미로슬라프 클로제(36세)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습니다. 브라질과 준결승전에서 월드컵 통산 16골 째를 기록해 브라질 호나우두를 제치고 역대 최다골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대기록 수립과 함께 클로제의 '인간 승리' 스토리가 다시 한번 화제를 모았는데요. 19살 때까지 목수로 일하면서 7부리그 아마추어팀에서 뛰었던 클로제는 끊임없는 노력으로 세계 축구의 '전설' 반열에 올랐습니다.

  지난 24일 크리스마스이브에 8시뉴스에서 보도했던 '벽돌공 출신의 인생 역전' 찰리 오스틴(잉글랜드 퀸즈 파크 레인저스. 25세)의 스토리는 클로제와 많이 닮았습니다. 오스틴은 17살 때 13부리그에 속한 지역 아마추어 팀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고, 20살 때까지 생계를 위해 벽돌공으로 일했습니다.

계속 상위리그 팀의 부름을 받으면서 성장했고,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 데뷔해 득점랭킹 3위(12월 26일 현재)를 달리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유망주로 촉망받던 14살 때 무릎 부상으로 프로구단인 레딩의 유소년팀을 떠나면서 프로 선수가 될 수 있는 지름길이 막혔지만,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해 인생 역전을 이뤘습니다.

  리포트를 제작하면서 주위에서 이런 질문도 받았습니다. "13부리그? 혹시 3부리그를 잘못 쓴 게 아닌가요" 잘못 쓴 게 아니라 정말 13부리그입니다. 축구 종주국인 영국에는 무려 24부리그까지 있습니다. 프리미어리그가 1부리그, 이청용 선수의 소속 팀 볼튼이 속해있는 챔피언십이 2부리그고, 리그 1(3부리그), 리그 2(4부리그)까지 프로리그입니다.

 그래서 리그컵 대회(한때 '칼링컵'이었고, 현재는 스폰서 이름을 따 '캐피털 원컵')에는 4부리그팀까지 참가합니다. 지난해 4부리그팀인 브래드포드 시티가 결승까지 올라 화제가 되기도 했죠. 5부리그부터는 준프로, 아마추어팀들이고, 하부 리그로 내려갈수록 전국 규모가 아니라 지역 단위 규모로 세분화됩니다. 오스틴이 뛰었던 13부리그의 킨트베리 레인저스 팀은 사실상 지역 아마추어팀이었고, 오스틴은 선수 생활을 하면서도 생계를 위해 계속 벽돌공 일을 해야했던 겁니다.  

  오스틴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4부리그팀 스윈던 타운에서 뛰면서 본격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오스틴은 스윈던 타운에서 54경기에 출전해 31골을 터뜨렸습니다. 다음은 2부리그팀 번리였는데, 번리에서도 82경기에 출전해 41골로 경기당 0.5골의 수준급 득점력을 선보였습니다. 

 지난해 프리미어리그에서 챔피언십(2부리그)으로 강등된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가 오스틴을 영입했고, 오스틴은 지난 시즌 19골을 뽑으며 QPR의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이끌었습니다.  올 시즌 활약은 앞서 설명드린 대로 '돌풍'입니다. 12월 26일 현재 15경기 11골(해트트릭 한차례 포함). 팀 전체 득점(20점)의 절반 이상을 혼자 책임지고 있습니다. 박지성 선수가 QPR에서 뛰던 시절, 오스틴이 있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영국 축구팬들은 '스토리'에 '실력'까지 갖춘 젊은 자국 골잡이의 등장에 환호하고 있습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로까지 거론되고 있는 오스틴의 인생역전 스토리는 제2 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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