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평균 73세 파독 근로자들, 집값 부담에 귀국 못해"

"평균 73세 파독 근로자들, 집값 부담에 귀국 못해"
"일흔 줄에 접어든 파독 근로자들이 이제는 영구 귀국해 말년을 고국에서 보내고 싶어 하지만 한국의 집값 부담에 돌아오지 못 하고 있습니다." 오늘(26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파독 51주년 기념 송년감사회에 참석한 하대경(73) 한국파독광부·간호사·간호조무사연합회(한국파독협회) 회장은 "경제부흥에 헌신한 파독 근로자들에게 이제는 국가가 관심을 기울일 때"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하 회장은 지난 1971년 독일행 비행기에 올랐으며 25년간 광부로 일하다 1996년 영구 귀국, 지금은 경기도 여주에 살고 있습니다.

한국파독협회에 따르면 1963년 12월 21일 이래 1970년대 후반까지 광부 7천936명과 간호사 및 간호조무사 1만 1천57명이 독일의 광산과 병원으로 파견됐습니다.

첫 파견 후 51년이 흐른 현재 파독 근로자들의 평균연령은 73세로 높아졌습니다.

조국과 가족을 위해 헌신한 파독 근로자 다수는 넉넉지 않은 형편에 건강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대경 회장은 "광부들은 진폐증으로, 간호인력들은 근골격계질환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많지만 이들에 대한 국가의 별도 의료지원은 없는 실정"이라고 전했습니다.

파독 근로자 약 1만 9천명 중 6천∼7천명이 국내에 거주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독일 현지에 남아 있는 근로자들이라고 해서 모두 형편이 좋은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과거 광산과 병원에서 받은 급여 대부분을 고국의 가족에게 송금했기 때문입니다.

하 회장은 "아직 현지에 남은 근로자 대부분이 적은 연금으로 임대주택에서 살고 있다"면서 "고국 땅에서 말년을 보내고 싶어도 한국의 높은 집값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정부가 귀국하는 파독 근로자들에게 임대주택을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기준이 까다로워 대상이 되기 쉽지 않다고 하 회장은 덧붙였습니다.

그는 또 "서초구에 파독근로자기념관이 세워졌지만 시설이 미흡하고 찾기도 어려워 방문객이 많지 않은 편"이라며 "사회가 파독 근로자의 헌신을 조명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후세대에도 이를 제대로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행사에 참석한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을 통해 파독 근로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서신을 보냈습니다.

박 대통령은 서신에서 "독일의 탄광에서, 병원에서 여러분께서 흘리셨던 땀과 눈물은 희망의 밑거름이 되었다"면서 "우리 대한민국은 여러분께 큰 빚을 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