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인 그제 오후 5시 반쯤 서울 동대문구청에서 58살 이모씨가 뛰어내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당시 이씨는 긴급복지지원을 신청하려고 구청을 찾았습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였던 이씨는 수급비로만 생활할 수 없다고 판단해 지난 5월 기초생활수급을 해지하고 공공근로를 신청했습니다.
수급을 받지 않게 되자 이씨는 당장 생활이 막막해졌습니다.
이씨는 구청 근처 작은 방 월세 30만 원을 석 달 동안 밀렸고 주인의 집세 독촉에 방에도 잘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생활에 어려움을 겪던 이씨는 석 달 동안 한 달에 39만 9천 원씩 지원되는 긴급복지지원을 신청하기 위해 동대문구청을 찾았습니다.
술에 취한 이씨가 2시간 동안 구청 이곳저곳에서 상담을 받고 다녔지만, 긴급복지지원을 받으려면 실직하고 6개월 이내라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가 있어야 했습니다.
일용직으로 일하던 이씨가 긴급복지지원을 받으려면 '고용임금확인서'가 필요했지만 이씨는 확인서 없이 지원을 해 줄 것을 요청했고 구청 직원은 난색을 표했습니다.
이씨는 그제 오후 5시 50분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구청 관계자는 "'서류가 있어야 한다'는 말에 이씨가 언성도 높이지 않고 나가 서류를 가지러 간 줄 알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씨는 79살 노모와 여동생이 있지만 2년 전 여동생한테서 5만 원을 빌리고 나서 왕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이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