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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브리핑] '가방 시신' 용의자, CCTV에 남긴 흔적들

<앵커>

지난 월요일 인천에 한 주택가 담벼락 밑에서 할머니 시신이 담긴 여행용 가방이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현재 이 할머니를 살해한 유력한 용의자로 50대 남성을 공개 수배했습니다. 소환욱 기자에게 어떤 내용인지 자세히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소 기자 어서 오십시오. 일단 이 사건 어떻게 해서 벌어진 건지 잘 모르시는 분들 많으니까 사건 경과부터 설명을 해주시죠.

<기자> 

네, 인천 남동구의 한 주택가 앞에 수상한 여행용 가방이 있다는 신고가 들어온 건 지난 22일 오후 3시 10분쯤이었습니다.

고등학교 남학생 2명이 길을 지나가다가 담벼락 밑에 있는 여행용 가방을 보고 경찰에 신고한 겁니다.

가방이 조금 열려 있었는데, 그 사이로 시신의 일부가 보인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현장 보시기 전에 목격자 말부터 들어 보시겠습니다.

[박상영/인근 주민 : 누가 옷을 담아서 가져다가 버렸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방의 부피가 컸고, 지퍼가 한 뼘 정도 열려 있는 상태고 하얀 천 같은 것이 보이더라고요.]

CCTV 화면 보면서 설명하겠습니다.

한 남자가 여행용 가방을 어디론가 끌고 걸어가는 모습이 보이는데, 흰색 장갑을 끼고 가방 안에 무거운 것이 든 듯 힘겹게 굉장히 힘겹게 가방을 끄는 모습입니다.

이 가방 안에서 71살 전 모 할머니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가방이 발견된 곳은 사람들이 자주 돌아다니는 주택가 한복판이었는데, 차량이 많이 다니는 큰길에서도 얼마 떨어지지 않은 그런 곳이었습니다.

경찰은 이 시신에 흉기에 찔리고 둔기로 맞은 흔적으로 볼 때 살해당한 것으로 봤고, 국과수 부검결과 머리를 둔기로 맞아 숨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시신 상태가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볼 때 사망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 주택가 담벼락 밑으로 옮겨진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경찰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앵커>

요즘 CCTV에 잡히지 않는 곳이 거의 없는데 바로 사건 당일 할머니하고 유력한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성이 함께 있는 CCTV 화면도 이미 확보가 됐다는 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어떻게 보면 결정적인 단서가 확보된 건데요.

할머니와 한 남자가 함께 이동하는 모습이 담긴 CCTV가 확인됐습니다.

CCTV 화면 보시겠습니다.

할머니의 마지막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입니다.

이 영상은 할머니의 야채가게가 바로 옆에 있는 CCTV에서 찍힌 영상입니다.

지난 20일 오후 4시 40분쯤 잔칫집에 다녀오겠다고 딸에게 말하고 길을 나선 상황인데, 한 남자와 나란히 걷는 모습이 찍혔습니다.

뒤이어 찍힌 CCTV 영상을 보시면 남자가 할머니에게 서둘러 가자고 재촉하는 것 같더니, 잠시 티격태격하다가 곧 손을 잡고 시장을 떠나는 모습도 담겨 있습니다.

경찰은 이 영상에 나타난 남자와 시신이 담긴 여행 가방을 끌고 가던 남자가 같은 사람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남자가 가방을 주택가 골목에 둔 다음에 찍힌 영상을 보면 전화통화도 하고, 끼고 있던 장갑을 버리는 모습도 담겨 있습니다.

그 용의자의 동선을 파악하는 중요한 증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은 이 남자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그제(24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습니다.

<앵커>

CCTV 화면을 보면 용의자하고 할머니가 평소에도 알고 지냈다. 이런 것들이 상당히 CCTV 화면에 드러나 있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할머니의 가게가 있는 전통시장의 주변의 상인들은 용의자로 지목된 남자와 할머니의 가족들이 평소 왕래가 자주 있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할머니 가족이 운영하는 술집에서도 술을 자주 사 먹었다는데, 우선 주변 상인 증언부터 들어보시겠습니다.

[주변 상인 : 자기 단골, 딸이 장사하는 동동줏집 단골이야 그 사람이 '우리 아들, 우리 아들' 할 정도로 친했나 보던데요? 그 사람 집이 할머니 가방이 발견된 근처래요.]

들으신 것처럼 할머니와 이 남자는 평소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고 주변 상인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아들이라고 부를 정도로 친하게 지냈다고 하는데요.

경찰은 남자와 할머니가 이따금 술을 마시는 등 친하게 지냈던 사이였지만, 채무 관계나 돈 거래 여부는 확인된 게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가방이 발견된 게 22일이고요, 20일 날 할머니하고 이 용의자가 함께 가는 모습이 CCTV에 찍혔고, 지금은 이 사람 행방이 묘연한 거죠? 검찰이 공개수사로 전환했다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경찰은 증거가 충분히 확보가 됐다고 보고 공개수사로 전환한 다음, 이 남자를 공개 수배했습니다.

경찰 브리핑 내용부터 보시겠습니다.

[김승열/인천 남동서 형사과장 : 범행 현장하고 시신에서 나온 여러 증거물들이 다 일치합니다. 꼭 DNA 결과 안 나와도 기소하는 데 지장 없으니까 (용의자를) 특정하게 됐습니다.]

경찰에 공개 수배된 사람은 55살 정형근 씨입니다.

정 씨는 인천에서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던 사람인데, 사건 직후 휴대전화를 끄고 잠적한 뒤 신용카드도 쓰지 않아 검거에 어려움을 겪자, 시민 제보를 기다리면서 경찰이 공개 수배에 나선 겁니다.

경찰은 시장 상인들, 그리고 할머니 가족들의 진술과 정 씨의 집에서 발견된 혈흔, 피 묻은 바지 등을 토대로 정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습니다.

수배 전단에는 정 씨의 체격과 그리고 인상착의, 평소 다리를 저는 정 씨의 습관이 상세히 적혀 있습니다.

경찰은 할머니가 잔칫집에 간다고 나섰던 지난 20일, 정 씨의 집에서 살해당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은 정 씨와 할머니가 안면이 있는 사이였지만, 채무 관계나 원한 같은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검거 전까지 알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정 씨는 현재 인천을 벗어나 다른 지역으로 도망간 것으로 보이는데 앞으로 경찰 수사는 정 씨의 소재를 알아내는 데 집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경찰은 이 사람이 살해한 것으로 사실상 거의 확정을 한 것 같네요. 지금 수배 전단 다시 한 번 보여드릴까요? 이 사람을 자세히 봐야 할 것 같습니다. 55살 정형근이라는 사람인데요. 키가 165~170cm 정도, 보통 체격이고요. 노란 지퍼에, 그 당시 모습이겠죠. 노란 지퍼가 달린 검정 점퍼를 입었고요. 그리고 등산 바지, 검정 신발 신은 것으로 추정이 되고 있고, 다리가 약간 저는 듯한 그런 걸음걸이다. 이런 인상착의가 나와 있습니다. 이런 사람을 본 사람들은 지금 경찰로 연락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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