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소니 '인터뷰' 성탄절 전격 상영 결정 배경은

소니 '인터뷰' 성탄절 전격 상영 결정 배경은
해킹 단체의 테러 위협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암살을 다룬 코미디 영화 '인터뷰'의 개봉을 전면 취소한 미국 소니 영화사가 현지시간으로 크리스마스인 25일, 비록 독립극장 2곳이기는 하지만 예정대로 영화를 상영하기로 함으로써 전격적인 입장 선회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에 기반을 둔 독립극장 체인 알라모 드래프트 하우스 시네마와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 있는 더 플라자 등 두 독립영화관은 '인터뷰'를 상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소니 영화사의 마이클 린튼 최고경영자도 곧바로 성명을 내고 "우리는 절대 '인터뷰' 배포를 포기하지 않았다"며 "성탄절에 제한된 극장에서 마침내 '인터뷰'를 상영한다는 사실에 무척 흥분된다"고 말했습니다.

린튼은 아울러 "더 많은 극장과 다른 형식의 플랫폼을 통해 많은 이들이 '인터뷰'를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달 24일 해킹을 당해 임직원의 메일과 사회보장번호, 회사 기밀 등이 모두 노출된 바람에 궁지에 몰린 소니 영화사는 해킹 단체의 추가 테러 위협과 관객의 안전을 염려한 대형 극장 체인의 개봉 취소가 잇따르자 지난 18일 '인터뷰' 개봉을 전면 취소하고 추가 개봉 계획도 없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정부가 이 사건을 심각한 국가안보 사안으로 규정하고 "북한의 소행"으로 공식 지목하면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하와이 주로 연말 휴가를 떠나기에 앞서 북한의 해킹을 '사이버 반달리즘'으로 비난하고 '비례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북한을 압박했습니다.

북한 인권 문제를 정식 안건으로 채택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회의에서 북한의 소니 해킹 사건을 거론하며 미국의 압박 행보에 보조를 맞췄습니다.

미국이 북한의 맹방인 중국과 러시아에도 이번 해킹 사건의 조사를 부탁하고, 중국이 이에 호응한 것도 해킹 주체로 꼽히는 북한을 고립시키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미국 정부와 국제 사회의 전방위적 압박 속에 해킹에 대한 위협이 줄어들자 인터넷 무료 배포 등 어떤 식으로든 영화를 관객에게 선보이겠다고 밝힌 소니 영화사가 자신감을 회복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게다가 22∼23일 반북 단체의 공격 또는 미국의 보복 조처로 추정되는 공격으로 북한의 인터넷망이 다운된 것도 소니 영화사의 영화 개봉 전략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관측됩니다.

결국, 개봉 취소 조치를 '실수'라고 비판한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에 소니 영화사는 언짢은 기색을 보였지만, 주변 상황이 호전됨에 따라 일부 독립영화관에서 영화를 상영한 뒤 관객과 주변 상황을 살피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 숀 펜, 조지 클루니 등 미국의 간판 배우들이 이번 사안을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로 보고 이에 굴복한 '인터뷰' 제작사 소니 영화사를 비난하며 영화 개봉을 촉구한 것도 소니 영화사가 방침을 바꾸는 데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2012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나선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연금술사' 작가 파울루 코엘류도 익명의 테러리스트에 맞서 표현의 자유라는 중요한 가치를 실현하지 않는다면 모두 위협받을 것이라며 '인터뷰' 상영을 주장했습니다.

영화를 개봉하기로 한 알라모 드래프트하우스 시네마의 팀 리그 창업자는 트위터에서 "우리는 이 영화를 상영했을 때 받을 위협을 직원과 관객에게 잘 설명하고 그들이 (관람 여부를) 결정하도록 할 것"이라면서 "이것이야말로 미국민이 누릴 권리"라고 강조한 뒤 여러 독립극장에 소니 영화사를 지지하고 영화 개봉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알라모 드래프트하우스 시네마는 오스틴, 휴스턴, 샌안토니오, 댈러스·포트워스 등 텍사스 주 주요 도시 6군데에서 극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알라모 댈러스·포트워스 극장 홈페이지는 '인터뷰' 개봉 소식이 알려진 뒤 문의 폭주로 인터넷 접속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지역지 댈러스 모닝 뉴스는 극장 측 홈페이지가 해킹당한 것은 아니라고 전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