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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조현민 반성문 해석해보니…언니는 잘못 없다?

<앵커>

땅콩 회항 사건의 여파가 도무지 잠잠해지질 않습니다. 어제(22일) 또 새로운 얘기가 나왔는데 조현아 전 부사장의 동생이 이번 사건이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이런 반성문을 썼다면서요? 김범주 기자.

<기자>

네, 저도 땅콩 회향 얘기 좀 그만하고 싶습니다.

다른 현안도 많아서 이걸 좀 보려고 하면 툭툭 치고 "저 아직 사고 칠 것 더 남았거든요." 이러는 것 같아요.

자꾸 알아서 이렇게 사고를 치는데, 먼저 설명을 드리면 조현아 전 부사장이 1남 2녀 중의 장녀입니다.

막내 조현민 전무라고 있어요.

지금 나오는 사람인데, 83년생 올해 서른하나입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어린 임원입니다.

스물넷에 7년 전에 과장으로 입사를 해서 3년 뒤에 연초에 부장, 연말에 상무, 그다음에 스물아홉 때 지금 보시는 자 회사 진에어 전무가 됐고, 작년 서른 살 때 대한항공 전무가 됐습니다.

설명은 여기까지 하고, 이번 사건에 대해서 직원들한테 메일을 썼어요.

글을 돌렸는데 이게 지금 말씀하신 대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래서 저도 읽어봤는데 시작은 반성문으로 시작하더라고요, 그런데 마지막으로 가니까 이게 전 직원의 모든 문제가 된다. 그렇게 끝이 나더라고요.

<기자>

제목이 반성문이에요.

메일 제목이 반성문인데, 내용은 말씀하신 대로 다 같이 반성해야 된다는 결론으로 끝나버립니다.

이게 글이 두서가 없어요. 죄송합니다만, 그래서 이해가 좀 힘든데, 제가 설명을 해드려야 될 것 같습니다.

문장을 좀 읽어 드릴게요.


'지금까지 회사의 잘못된 부분들은 한 사람으로만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모든 임직원들의 잘못입니다. 그래서 저부터 반성합니다.' 이렇게 쓴 거에요.

해석 하자면은 이번 것은 우리 언니가 잘못한 게 아니고 조직문화가 잘못됐던 거고, 그렇게 만든 건 직원들이다.

이렇게 한 걸로 해석이 되는데 이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처음에 드는 생각은 언니를 싫어하나? 이 생각이 처음에 들고요.

두 번째는 지금 이게 뭐가 잘 못인지 전혀 모르는구나.

또 한 가지는 지금 담당하는 업무가 광고입니다.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되는 그런 업무를 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왜 화가 났는지를 전혀 이해를 못 하고 있구나.

이렇게 어떻게 일을 하나.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앵커>

이번 사건하고 조직문화하고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 건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잘 모르겠는데 대한항공 사장도 이런 얘기를 했다면서요?

<기자>

사장이 쓴 글이 먼저 나왔었습니다.

그런데 그때는 넘어갔어요. 사장이니까.

그런데 보니까 다 일맥상통 됩니다.

사장이 하는 얘기도 한 번 보시면 직원들한테 담화문을 썼는데, 똑같습니다.

'남 탓을 하기보다 먼저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남 탓이에요.

이게 직원들 탓을 하고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이런 과정을 쭉 보면 대한항공은 앞으로 문제가 생겨도 똑같이 대응하지 않을까, 정말 조현민 씨 말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게, 회사 조직문화에는 분명히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요. 틀린 부분은 직원 탓은 아닌 것 같고 경영하는 쪽에서 문제가 큰 것 같습니다.

<앵커>

직원들도 굉장히 이 글을 보면서 화를 내신 분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어쨌든 또, 이거 처음 조사한 게 국토부인데 국토부에 불똥 계속 튀잖아요. 그런데 처음에는 국토부도 우리 아무 문제 없이 잘했다. 이러다가 장관이 초기 대응을 잘 못 했다. 이렇게 인정을 했다면서요?

<기자>

장관도 처음부터 "우리 공정성에는 전혀 염려하지 마라." 이렇게 크게 얘기했었는데, 직원들을 너무 믿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어제 결국 국회에 나가서는 굉장히 머리를 숙이면서 잘못을 인정을 했는데요.

조사받을 때 대한항공 임원이 같이 들어가고, 그다음에 진술서를 대한항공 통해서 받고, 이런 행동들을 했는데, 아마 그 공무원들이 사무장이 언론에 나가서 이런 얘기를 실토할 거라고는 생각을 안 하고 저질렀을 겁니다.

그래서 어제 의원들이 다그치니까 결국 부적절한 행동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장관이 그 앞에서 인정을 했거든요.

[서승환/국토부 장관 : (국토부) 조사관과 대한항공 간 유착은 없었는지 철저히 파악해서 만약 유착의 의심이 있을 경우 즉각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

오늘 조현아 전 부사장은 지난주에 전해드렸던 대로 결국, 구속영장을 검찰이 칠 예정이고요.

계속 말씀드리는데, 이쯤 해서 대한항공이나 국토부나 뭘 잘못했는지 좀 깨닫고, "우리 모두 잘못이다." 이런 얘기 하거는 혹은 봐주기 조사를 하고 이렇게 버틸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

저도 그만 이 소식 '땅콩 회향' 전해드렸으면 좋겠는데 불안한 건 또 전해드릴 것 같은 예감이 자꾸 듭니다.

<앵커>

손바닥으로 하늘이 가려지는 게 아닌데 대한항공 대처를 보면 꼭 그런 것 같아서 참 안타까운 생각이 오늘도 또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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