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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中 샤오미 "저가 공세 웬 말? 우리는 인터넷 서비스 기업"

[취재파일] 中 샤오미 "저가 공세 웬 말? 우리는 인터넷 서비스 기업"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지난 17일부터 어제(20일)까지 중국을 방문했습니다. 중국 과학기술부장(장관)을 면담하고, 중국에서는 처음으로 열린 한-중 ICT 기업 교류행사 'K-Tech' 개막식에 참석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최 장관은 올해 하반기 스마트폰 업계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중국 업체 '샤오미(小米)'를 방문해 레이쥔(雷軍) CEO와 면담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19일 오전에 베이징 북서부 하이디옌(海淀)구에 위치한 샤오미 본사에서 최양희 장관 일행과 만난 레이쥔 CEO는 먼저 샤오미의 성장사(史)와 현재의 모습을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보여준 뒤, 샤오미의 기업 정체성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샤오미가 스마트폰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디바이스 제조업체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사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융합된 매개체이며 이를 유기적으로 결합해서 시장을 주도하는 것이 샤오미의 목표다." 

레이쥔은 이어 "샤오미가 올해 중국에서 급성장한 이유는 스마트폰 수요 자체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 뒤, "애플, 삼성 등의 강력한 기존 제조사와 다른 중국 선도 업체들이 격렬한 경쟁을 벌이는 중국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샤오미는 하드웨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시장에 접근하는 방식을 바꿨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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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개발 창구를 온라인에 만들어 수많은 팬의 제안을 받고 있다. 모든 제안을 검토한 뒤 실무진의 논의를 거쳐 1주일에 1회 이상 OS를 갱신하고 있다. 팬들은 단순히 아이디어를 주기도 하고, 구체적으로 어느 부분을 어떻게 고쳐야 할지 전문가 못지 않은 지적을 하기도 한다. 자신의 의견이 OS에 반영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시장의 반응도 뜨겁고 실제로 회사도 이득을 보고 있다."

샤오미는 미(mi) 시리즈 스마트폰을 비롯해 최근에는 공기청정기와 4K UHDTV까지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최근 공개한 UHDTV는 49인치 제품 가격이 3천 999위안, 우리 돈으로 70만 원대에 출시돼 업계를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습니다. 샤오미가 다양한 제품군을 시장에 내면서 일관적으로 저가 전략을 택하고 있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인데요, 이 점에 대해 샤오미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샤오미는 싸구려 제품을 파는 게 아니라 생산 원가를 낮춘 제품을 팔고 있다. 그리고 그 '제품'이라는 것도 회사를 이루는 일부일 뿐이고, 수익의 원동력은 인터넷 서비스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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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쥔과 그가 이끄는 샤오미는 그들의 설명대로라면 '원가'를 낮춰 가능하게 된 '중저가 박리다매' 전략을 아직은 공고하게 유지하면서도, 회사의 전체적인 지향점은 다른 곳-즉 디바이스와 OS를 아우르는 ICT 서비스-에 있다는 점을 내내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민감한 부분에 대해서는 예상대로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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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알려진 대로 샤오미 폰의 OS(MIUI)는 오픈소스 안드로이드 OS를 개조한 것입니다. 겉모습과 인터페이스는 애플의 iOS와 흡사해 초기에는 비웃음(?)을 사기도 했습니다. 지적 재산권에 대한 낮은 인식이 언젠가는 샤오미의 발목을 잡을 거라는 예상도 아직 유효합니다. 최근 인도 고등법원은 샤오미가 자동원격검침, WCDMA 등 에릭슨이 보유한 8개 특허를 침해했다는 주장을 인정해 샤오미 스마트폰의 인도 내 생산과 판매, 홍보 활동을 전면 금지하기도 했습니다. 판매 중지 1주일 만에 샤오미가 특허 침해 가능성이 있는 제품에 한해 대당 100루피의 공탁금을 내기로 하고 다시 판매 재개에 들어가기는 했지만, 여전히 특허 분쟁의 불씨는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앞서 레이쥔의 설명처럼 수많은 '샤오미 팬'들이 개발에 달려들어 OS 자체는 물론 앱 생태계가 더욱 풍성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ICT에서의 '인해전술'이랄까요.) '얘네들 누구누구 베꼈네?' 하면서 신경을 쓰지 않는 사이에 '오리지널'과 대적할 만큼 강력해지기 시작한 겁니다. 지금은 여기저기서 삐걱대고, 갈등을 낳고 있지만 조금씩 힘이 세지면 끝내는 '오리지널'이 될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지겠죠. 이런 점에서 중국의 샤오미는 다른 나라, 다른 업체들이 경계해야 할 대상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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