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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법원, 대통령 '정적' 귤렌에 체포영장 발부

귤렌 측 방송사 회장 등 4명 '테러조직' 혐의 구속

터키 법원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적'인 페툴라 귤렌에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귤렌 측 방송사 회장을 구속하는 등 귤렌 세력 숙청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터키 관영방송의 뉴스채널인 TRT하베르는 19일(현지시간) 법원이 미국에 자진 망명 중인 이슬람 사상가 귤렌을 정부 전복 기도 등의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보도했다.

사법당국은 체포영장 발부에 따라 인터폴에 '적색 수배'(red notice)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적색 수배는 범죄 용의자 체포나 송환을 위한 가장 강력한 조치로 사전 영장이 발부된 중범죄자에게 내려진다.

아울러 이스탄불 지방법원은 지난 14일 체포된 귤렌 측 방송사인 사만욜루TV의 히다예트 카라자 회장에 대한 구속적부심에서 테러조직 구성 혐의를 인정해 구속 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또 투판 에르규데르 전 이스탄불 경찰청 대(對)테러국장을 포함한 경찰 고위 간부 3명에 대해서는 테러조직 가담 혐의로 구속을 결정했다.

다만 테러조직 가담 혐의를 받은 귤렌 측 신문사인 자만의 에르켐 두만르 편집국장은 출국금지 조건으로 석방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 14일 카라자 회장과 두만르 편집국장 등 30명을 체포하고 이들이 정부 전복을 기도했으며 과거 가상의 테러조직을 꾸며낸 사건에 연루됐다고 밝혔다.

'히즈메트'(봉사)라는 이슬람 사회운동을 이끈 귤렌은 지난 1999년 지병을 치료하고자 미국으로 이주한 이후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자진 망명 생활을 하고 있다.

귤렌을 따르는 세력은 '제마트'(공동체)로도 불리며 경찰과 사법부, 언론계, 교육계 등에 상당한 영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검경이 집권당을 겨냥한 대규모 부패사건 검거작전에 나서자 귤렌의 지시에 따라 국가 내부의 불법 갱단이 사법 쿠데타를 벌였다고 비난하고 대대적 숙청을 시작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5월에도 미국 정부가 귤렌을 터키로 송환하기 위한 터키 정부의 법적 절차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히는 등 귤렌을 체포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혔다.

이번 귤렌 측 언론사 검거작전을 하루 전에 폭로한 '푸아트 아브니'란 가명의 트위터 사용자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직접 검거작전을 지시하고 있으며 귤렌도 체포 대상에 포함했다고 주장했다.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총리는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사법 당국은 페툴라 귤렌을 수사하기 위해서라면 적색수배든 다른 것이든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며 "그는 다른 터키 국민과 차별돼서는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사바흐는 귤렌 측 언론사들이 귤렌의 사상에 반대한 이슬람 학자 메흐메트 도안을 제거하고자 '타흐시예 그룹'이란 허위의 테러단체를 조직한 혐의를 씌웠고 경찰 내부의 귤렌 세력들은 2010년 도안을 검거하면서 증거를 날조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자만은 경찰이 '타흐시예 그룹' 조직원 122명을 검거하면서 수류탄 2개와 탄약, 테러 계획과 관련한 지도 등을 압수했으며 다른 언론사들도 이 사건을 보도했다고 반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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