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 국정개입 의혹을 담긴 청와대 문건에 대한 수사가 막바지 절차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이른바 ‘십상시’ 모임으로 국정을 농단했다는 ‘정윤회 문건’도, 박지만 EG 회장이 미행당했다는 내용의 ‘박지만 미행보고서’도 박관천 경정의 ‘소설’이라는 게 검찰 수사의 잠정결론입니다. 그렇다면 검찰은 일개 청와대 행정관이었던 박 경정이 이런 문건을 왜 작성했고, 또 무엇을 위해 유출했는지에 대해 국민이 이해할 만한 답을 내놓아야 할 것입니다.
정치권은 여야 구분 없이 ‘청와대’가 이번 문건 파문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은 “청와대가 문건의 유출 경로만 밝혀지면 문제가 조용해질 거로 생각한다면 오산”이라면서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쇄신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우윤근 원내대표는 “비선 실세 국정개입 의혹의 본질은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 국정운영 때문”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정치권의 쇄신요구가 거세지자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18일 "청와대는 여론을 잘 듣고 있다. 쇄신요구에 대해 귀를 닫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12월 18일 SBS 이슈인사이드 108회 [‘정윤회 문건’ 수사, 여전히 남는 의문점은?]편에 출연한 이양수 전 청와대 행정관은 박근혜 대통령의 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우리 국민이 박근혜 대통령을 소통을 잘해서 뽑은 것은 아니지 않으냐”면서도 “소통을 좀 더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한다. ‘나는 소통이 잘 안 되는 사람이야’ 라고 인정하는 것부터가 소통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함께 출연한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은 “공직자의 소통은 의무다. 국민이 요구하면 따라주는 게 맞다. 국민의 손에 뽑힌 사람이고 자기보다 위에 있는 사람이 국민이면 국민을 위한 소통은 의무사항”이라며 “자꾸 은둔하면 갈등과 잡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장관, 수석들도 만나고 기자들하고도 기자회견 열어서 질문받고 얘기 다 하면 쓸데없는 잡음 다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또 “이번 기회에 문제가 됐던 인물들은 청와대를 나가는 게 옳다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