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금융안정화 대책 잇따라 발표…외화공급 확대에 초점

러시아에서 현지 통화인 루블화 가치 폭락에 따른 금융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정부가 금융 안정화 대책을 잇따라 발표했습니다. 그 결과 폭등하던 루블화 환율이 다소 진정세로 돌아섰습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현지시간으로 어제(17일) 금융 시장 안정화를 겨냥한 '금융 부문 안정성 강화 지원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중앙은행은 금융기관들의 안정성 강화 지원을 위해 내년에 은행들의 자본금 확충 조치를 취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또 은행과 기업들의 대외 채무 지불 차질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외화 자산 공여를 확대하는 조치도 취할 계획입니다.

특히 은행이 제공하는 채권을 담보로 외화를 제공하는 외화 환매조건부채권 거래를 확대하기 위해 필요할 경우 추가 옥션을 개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외화 공급을 늘려 은행과 기업들의 외화 수요에 충분히 호응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중앙은행은 이밖에 은행들이 외화 거래와 관련한 감독 기준 이행 평가에서 루블화 환율 폭등이 일어나기 전인 지난 분기 환율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앞서 러시아 재무부도 국고 계좌에 보관 중인 외화를 매각해 환율 방어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모이세예프 러시아 재무차관은 "현재 재무부가 관리하는 국고 계좌에 약 70억 달러가 남아있다"면서 "이 외화를 시장에 매각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현재 금융 시장에서 루블화 가치가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재무부와 중앙은행의 잇따른 발표 뒤 폭등하던 루블화 환율은 다소 진정제로 돌아섰습니다.

전날 달러와 유로 대비 각각 80루블과 100루블까지 치솟았던 루블화 환율은 현지시간으로 어제 오후 60루블과 75루블대로 떨어져 하향 행진을 계속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