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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김정일 그늘' 벗어나 홀로서기 본격화

김정은, '김정일 그늘' 벗어나 홀로서기 본격화
북한의 3대 세습 지도자 김정은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년 탈상'을 계기로 김정일의 그늘에서 벗어나 홀로서기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김정일 위원장의 3년상을 마친 북한은 이른바 '백두산 혈통'의 3대인 김정은 체제를 공식 선언하고 김정은 1인지배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선언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정론'에서 김정은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위대한 김정은 시대'로 표현하며 "대대손손 번영을 누려갈 백년대계의 창창한 대로가 열렸다"고 주장했다.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인 2인자 최룡해 노동당 비서는 이날 금수산태양궁전 앞 광장에서 열린 중앙추모대회에서 "김정은 동지를 단결의 중심, 영도의 중심으로 높이 받들며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를 더욱 철저히 세워 나가겠다"고 김 제1위원장 앞에서 다짐했다.

군부 1인자인 황병서 군 정치국장 역시 연설에 나서 "우리 총대는 영원히 변하지도 흔들리지도 않는 김일성·김정일총대, 김정은총대"라며 "김정은 백두산강국을 일떠세우겠다"고 맹세했다.

이들의 발언은 앞으로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가 열리는 만큼 유일지배체제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노동당의 영도와 통제를 강화하고 군을 '김정은의 군대'로 만들어 가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셈이다.

또 추모대회에서 젊은 김정은 시대를 대표하는 청년단체의 수장 전용남 청년동맹 위원장이 연설자로 나섬으로써 김정은 시대의 공고한 미래를 위해 세대교체를 준비하는 청년사업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김정일 3주기 행사는 단순한 추모 행사가 아니라 김정일 시대를 완전히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에 들어서면서 간부와 전 주민이 김정은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는 자리"라고 평했다.

이날 중앙추모대회와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는 김정은 제1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룡해, 박봉주 내각 총리, 황병서 서열 순으로 당·정·군 고위 간부들이 총출동했다.

김기남·최태복 당 비서,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리영길 총참모장, 박도춘 당 비서,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강석주 당 비서,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김양건·김평해·곽범기·오수용 당 비서, 최부일 인민보안부장, 로두철 내각 부총리, 조연준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순으로 호명됐다.

이는 장성택 숙청 이후 지난 1년간 수 차례 인사를 통해 짜여진 권력구도로 당분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추모대회에서 최룡해가 당을, 황병서가 군을 대표해 김정은 제1위원장 앞에서 충성을 다짐함으로써 이들이 향후 김정은 체제에서 노동당과 군을 이끌어갈 양대 핵심 측근으로 활약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고모이자 처형된 장성택의 부인 김경희는 작년 장성택 처형 직후 치러진 2주기 행사에 이어 이번 3주기 행사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김경희는 이날 방영된 북한 기록영화에 여전히 등장하고 있으나 유일한 오빠인 김정일 위원장의 3년 탈상 행사에도 나타나지 않음으로써 사실상 '정치적 식물인간' 상태임을 확인했다.

김 제1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은 공식 직함이 차관급인 노동당 부부장이라는 점이 고려된 듯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통상 주석단에는 정치국 후보위원과 부장급 간부들이 주로 자리한다.

그외 참석자 중 최부일 인민보안부장의 경우 지난 7월 말 이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아 일각에서 숙청설도 나돌았으나 김정은의 농구 '개인 교사' 출신답게 건재함을 과시했다.

또 일부 탈북자 단체가 숙청을 주장했던 김경옥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도 김 제1위원장과 함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행사에 참석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일 3주기 행사 서열은 향후 김정은 체제를 이끌어 가는 권력구도로 볼 수 있다"며 "당분간은 정점에 서있는 최룡해와 황병서를 중심으로 한 현재의 구도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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