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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폐지 모아 기부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에게"

- 중구청 환경미화원의 나눔 이야기

[눈사람] 폐지 모아 기부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에게"
<SBS 뉴스는 여러분의 조그만 정성을 모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큰 희망을 전하는 ‘눈사람’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사를 보시고 기부할 수 있도록 준비해두었습니다. 여러분의 따뜻한 마음을 정성껏 전하겠습니다.>

서울 중구청 환경미화원들이 아름다운 나눔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중구청의 환경미화원들은 올해로 5년째, 구청에서 나온 폐지를 팔아 매년 수백만 원씩 기부해 왔습니다. 재산이 많아야 기부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몸소 보여준 이들을 찾아가봤습니다. 

● 누구라도 해야 할 일…뭐든 처음이 힘들다 

중구청 총무과 위생원실의 미화원들은 구청 내의 환경 미화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업무 중에는 구청에서 매일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쓰레기를 처리하는 일도 있습니다. 모아온 쓰레기는 그대로 버려졌고, 종이와 폐품은 고물상에 팔아넘겼습니다. 한 달에 10만 원 정도 되는 돈이 모였습니다. 미화원들은 이 돈을 나눠 간식비로 사용하곤 했습니다. 위생원실 반장 김용화 주무관은 "한 달 동안 쉬지 않고 재활용 작업을 벌여도 겨우 대기실에서 타 마실 커피를 살 수 있는 정도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취재파일] 화강윤

김 반장은 변화를 제안했습니다. 마구잡이로 버리기만 하던 일반 쓰레기에서도 재활용 쓰레기를 분류하기로 하고, 버려진 쓰레기 봉지를 분류장에 모두 다시 쏟아내 병과 캔, 알루미늄과 플라스틱을 골라냈습니다. 여유가 생긴 종량제 봉투에는 일반 쓰레기를 꾹꾹 눌러 담아 연 700만원에 달했던 중구청의 종량제쓰레기 봉투 구입비도 많이 줄었습니다. 대신 재활용 분리수거는 두 배가 넘는 2t까지 늘었습니다.

사서 하는 고생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김 반장은 “물론 그렇죠. 그렇지만 그냥 버리는 건 아깝잖아요. 분리 안 하면 자치 단체의 예산이 또 그만큼 들어갈 거고. 누군가 조금만 고생하면 되니까. 또 누군가는 해야 될 일이고..”라며 수줍게 웃었습니다. 

“옳은 길도, 나쁜 길도, 맨 처음이 힘들지 한번 하기 시작하면 그런대로 가더라고요. 저 또한 맨 처음에 분리수거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어요. 한 달, 두 달 지나고 보니까 할 만 하더라고요.” 

● 어렵게 모은 만큼…좋은 곳에 쓰자고 결심 
[취재파일]화강윤0

재활용 작업을 확대했더니 위생원실에 월 30만 원이 넘는 돈이 들어왔습니다. 김 반장과 동료들은 이 돈을 은행 계좌에 차곡차곡 모아 2011년까지 2년간 800만 원이 넘는 돈을 모았습니다. 쓸 곳을 고민하던 위생원들은 기부를 선택했습니다. 2011년 12월 따뜻한 겨울 보내기 모금 행사에서 처음으로 모아온 800만 원을 기부했습니다. 이듬해는 585만 원, 지난해는 500만 원을 기부했습니다. 이렇게 기부한 돈은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 공동모금회)에 전달됐습니다. 
[취재파일]화강윤0
어렵게 모은 돈이지만 김 반장은 “그런 푼돈 갖기 위해서 마음이 불편한 것보다, 좋은데 쓰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기부를 결심했다고 말했습니다. 그와 함께하는 직원들이 처음부터 이 생각을 반긴 것은 아니었습니다. 김 반장은 “이 사회에는 우리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며 설득에 나섰습니다. 

얼마 전 위생원실에 새로운 직원 3명이 들어왔습니다. 고된 업무에도 직원들을 밝았습니다. 본인들도 청소 용역업체의 하청 직원으로 고용불안과 저임금에 시달리면서도, 더 어려운 사람들을 생각했습니다. 위생원 권 모 씨는 “힘든 일을 하다보니까 힘든 사람도 더 생각나고 그러더라구요.”라며 해맑게 웃었습니다. 권 씨는 자신의 작은 정성이 희귀병 환자들처럼 절망한 사람들에게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힘든 삶 속에서 오뚝이 처럼 일어나려고 해도 계속 좌절되는 삶을 사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에게 쓰였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요.”

중구청 위생원실의 직원들은 올해도 애써 모은 돈 350만 원을 어려운 사람들에게 전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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