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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불합격 이유 알려주니 취준생 만족, 면접관은 긴장"

* 대담 : 롯데그룹 인사팀 김진성 수석, 취업준비생 전경석 씨

▷ 한수진/사회자:
취업준비생에게 불합격 점수를 알려주는 기업이 있어서 화제입니다. 요즘 같이 취업이 절실한 시대, 기업의 작은 배려에도 취업준비생들은 열렬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요. 대기업 가운데는 롯데그룹이 처음으로 이 제도를 도입했다고 하네요. 롯데그룹 인사팀 김진성 수석 연결해서 자세한 말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진성 수석/롯데그룹 인사팀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불합격 점수 공개, 올해 처음으로 도입된 건가요?

▶ 김진성 수석/롯데그룹 인사팀
네, 맞습니다. 올해 저희 롯데그룹이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때 면접 불합격자 대상으로 피드백을 처음 실시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대기업 중에서는 처음이라고요?

▶ 김진성 수석/롯데그룹 인사팀
네, 저희 말고 다른 회사에서 소규모 채용 시 시행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희처럼 대규모로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그룹 중에서는 저희가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롯데그룹에 계열사들이 많잖아요? 전체 계열사 모두 시행하는 건가요?

▶ 김진성 수석/롯데그룹 인사팀
맞습니다. 저희가 이번에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때 저희 34개 계열사가 참여했었는데요. 전 계열사가 공통으로 이번 제도를 시행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만약에 불합격 하게 될 경우에 얼마나 어떻게 상세하게 알려주는 건가요?

▶ 김진성 수석/롯데그룹 인사팀
저희가 시행한 ‘면접 결과 피드백 프로그램’ 이라는 게요. 면접 불합격자에 한해서 본인이 응시한 여러 가지 면접 전형이 있습니다. 그래서 각 면접 전형 별로 점수 분포와 평가요소를 안내해드리는 것으로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면접 점수를 알려주는 거군요?

▶ 김진성 수석/롯데그룹 인사팀
아주 세밀하지 않지만 본인의 면접 결과를 합격자 평균이라든지, 그리고 전체 응시자 평균과 비교할 수 있도록 그래프를 활용해서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기업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면 번거로울 수도 있는 일인데, 또 시비가 생길 수도 있잖아요. 이런 제도를 도입한 배경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 김진성 수석/롯데그룹 인사팀
요즘 워낙 취업이 힘들다보니까 사회적으로도 이슈가 되고 저희도 지원자 수가 점점 늘어났기 때문에 합격자뿐만 아니라 아쉽게 탈락한 지원자에 대한 배려 문제에 대해서 늘 고민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내부적으로 이번 제도 도입에 여러 의견이 있었지만, 채용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그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자는 공감대가 있었고, 최근에 입사한 신입사원에게도 의견을 물어봤을 때 긍정적인 응답이 있어서 여러 번의 회의 끝에 면접 결과에 대한 피드백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사실 취업준비생들이 여기저기 시험은 많이 보는데 말이죠. 보고나서 떨어져도 왜 안 됐는지, 뭐가 문제인지 잘 몰라서 많이 힘들다, 이런 얘기들 많이들 하거든요. 참 반가운 제도 같은데, 근데 실제로 제도 시행 이후에 반응은 어떻습니까?

▶ 김진성 수석/롯데그룹 인사팀
이번 ‘면접 결과 피드백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시행하기까지 사실 저희 회사의 이미지를 높이는 차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고요. 오히려 저희가 생각했던 것만큼 저희 의도가 잘 전달되지 못할까 그게 가장 걱정이었는데, 대체로 긍정적으로 봐주시는 것 같아서 저희로서는 감사한 마음이 더 듭니다.

▷ 한수진/사회자:
기업 측에서도 면접관들을 긴장시키는 효과도 좀 있을 거 같은데요?

▶ 김진성 수석/롯데그룹 인사팀
맞습니다. 보게 되면 아무래도 이제 이 결과가 피드백 된다는 것에 대해서 면접관들이 예전보다는 좀 더 세세하게 보고 좀 더 긴장한 가운데에서 면접을 진행하게 되고요. 이러다보니까 면접에 대한 몰입도라든지 이런 부분은 더욱 더 예전보다 좋아지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혹시나 사내에서 이런 제도 도입, 반대하는 분들은 없었습니까?

▶ 김진성 수석/롯데그룹 인사팀
반대하는 분들은 없었고 좀 우려의 목소리가 좀 있었지만, 그래도 저희의 취지라든지 그리고 이 제도가 지원자들이 갖고 있는 부족한 부분을 들춰내는 것이 아니라 저희 그룹 신입사원에 있어서 본인이 지원한, 그 직무 내 지원자들 간의 결과를 알려주는 것이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반대보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지금 결과론적으로는 결과가 낫지 않나.

▷ 한수진/사회자:
사실 회사마다 원하는 인재상이 다르니까요. 이게 뭐 절대적인 기준이 된다기보다는 어쨌든 취업준비생들에게는 좋은 참고 자료가 될 것 같습니다.

▶ 김진성 수석/롯데그룹 인사팀
네네.

▷ 한수진/사회자: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진성 수석/롯데그룹 인사팀
네, 감사합니다.
채용, 불황, 직장
▷ 한수진/사회자:
롯데그룹 인사팀의 김진성 수석이었구요. 취업준비생의 이야기도 계속해서 들어보죠. 최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구직자 인권법을 만들자’는 청원을 올린 분이 계세요. 취업준비생 전경석씨 전화 연결해 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전경석/취업준비생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구직활동은 언제부터 하신 건가요?

▶ 전경석/취업준비생
작년 5월 정도부터 준비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낙방 경험은 얼마나 되세요?

▶ 전경석/취업준비생
(웃음)... 들으시면 마음 아프실 것 같은데요. 한 10번 정도 떨어졌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사실 요즘 이 정도 낙방하는 건 보통이라고 하던데, 그래도 기분은 참 그래요. 안 좋죠?

▶ 전경석/취업준비생
안 좋죠, 그리고 SBS도 절 떨어뜨렸습니다. (웃음)

▷ 한수진/사회자:
그래요? (웃음) 앞서 저희가 롯데그룹 인사 담당자도 인터뷰를 했지만, 기업에서 면접 탈락 이유 알려주는 것, 취업준비생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까요?

▶ 전경석/취업준비생
두 가지 점에서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자신이 부족한 점을 알고 보완할 수 있다는 거고요. 이건 뭐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고. 두 번째는 채용과정의 공정성 문제라고 생각해요. 저도 취업준비생 되고 나서야 깨달은 건데, 여자들이 많이 차별을 받고 있더라고요. 근데 탈락 사유를 명시하게 된다면 성별 차이라든가 혹은 그 외에도 불합리한 이유로 떨어뜨리기가 힘들어지겠죠.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그런 측면이 있죠. 사실 지금 보면 거의 탈락 이유를 알려주지 않고 있죠?

▶ 전경석/취업준비생
네, 저는 사실 기자 준비하고 있는데요. 제가 준비하는 쪽에서는 한 회사를 제외하고는 탈락사유를 통보해주는 게 거의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참 취업준비생들이 답답하다는 생각들 많이 하시고 계신데요. 그래서 ‘구직자 인권법’을 만들어야 되겠다는 생각 하시게 된 것 같아요. 뭐 지금 다음 아고라에서 아주 뜨거운 반응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여기 보면 ‘최종 탈락자의 경우 탈락 이유를 한 문장 이상 설명해줘야 된다.’ 아주 구체적으로 내용을 적시하셨더라고요. 또 어떤 내용이 담겨 있습니까?

▶ 전경석/취업준비생
직무와 직결되지 않는 개인정보 수집을 금지하고요. 그러니까 사실 이력서의 사진란 같은 경우는 아무런 일하는데 도움이, 관련이 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또 대표적인 것으로 부모님의 학력, 부모님의 연봉, 집이 전세냐 자가냐, 이런 부분은 수집을 금지하거나. 정 수집할 경우에는 왜 필요한지 이런 걸 좀 알려줘야 한다, 이런 부분이 있고요. 다른 부분들은 ‘채용 공고 시 모집하는 지원 분야나 직무 소개를 정확히 공고하라는 것’, 또 ‘면접비를 반드시 지급하자. 최저 임금이 있으면 최저 면접비를 두자’ 이런 것을 포함해서 총 한 8가지 조항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중에서, 가장 많이 지지받고 있는 항목은 어떤 항목이던가요?

▶ 전경석/취업준비생
전부 좀 고르게 지지를 받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사람들이 자신이 겪은 경험을 중심으로 해서 보시는 것 같아요. 그렇게들 전반적으로 많이 좀 채용과정에서 문제가 있어서 이렇게 고른 지지가 나온 게 아닌가 생각하고요. 개인적인 제 생각에는 이력서 란에 직무와 관련이 없는 개인정보 수집을 막거나, 아니면 그 이유를 명시하는 부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쨌든 이런 내용들이, 모든 이들이 구직활동에서 구체적으로 또 공통적으로 느끼는 문제다, 이런 말씀인거고요?

▶ 전경석/취업준비생
네네, 사실 이걸 준비하면서 제일 많이 들었던 이야기는요. “떨어진 사람들 열등감 아니냐”라는 이야기였어요. 근데 그런 반응이 이런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을 좀 더 위축시키고 지금까지 문제제기를 하기 힘들게 만드는 조건이었던 것 같아요. 사실 이건 채용과정에서 합격을 했건 불합격을 했건 좀 문제가 있는 채용과정을 거친 사람이라면 모두가 피해자인데, 이런 문제의식을 좀 사람들이 많이 가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요즘 면접에서도 보면요. 좀 가슴 아프게 하는, 좀 힘들게 하는 막말 같은 면접도 있더라고요?

▶ 전경석/취업준비생
네, 고졸인 친구가 겪은 면접이었는데요. 모 경비 업체에 지원을 했어요. 그런데 그 면접에서 면접관이 “행복이 뭐라고 생각하느냐.” 라고 묻길래, 그 친구가 “인생에 만족하는 것 아니겠느냐. 나는 내 인생에 만족하고 행복하다”라고 얘기했더니 “그건 성공한 사람이나 할 얘기지 너같이 고졸에, 그 나이에 이런 데 면접 온 사람이 할 말이 아니다, 되게 건방진 소리를 하고 있는 거다” 라면서 10여 분 동안 혼이 났다고 하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훈계까지 들었어요?

▶ 전경석/취업준비생
네, 이런 경우도 있고 좀 터무니없는 경우들이 많죠.

▷ 한수진/사회자:
사실 기업이 너무나 구직과정에서 보면 ‘갑’의 자세를 당연시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말이죠. 이런 면에서 ‘구직자 인권법’이라는 것도 한번 생각을 해봤으면 하는 생각도 드네요. 자, 제작진에게 들었는데 오늘 최종 면접이 있다고요?

▶ 전경석/취업준비생
(웃음) 네.

▷ 한수진/사회자: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 전경석/취업준비생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취재현장에서 꼭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취업준비생 전경석 씨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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