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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통 터지는 부산 해운대 교통난…주민들 "대책 좀…"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에 사는 회사원 김모(43)씨는 주말에 차를 몰고 나서기가 두렵다.

창밖으로 보이는 간선도로에 차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이미 거대한 주차장을 방불케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어린 자녀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승용차를 이용하는 김씨는 최근 주말에 근처 금정구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진땀을 뺐다.

도시고속도로를 이용하려고 구서나들목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꽉 막힌 길에서 가다 서기를 반복했다.

해운대로 연결되는 간선도로인 해운대로와 수영강변도로가 막히는 바람에 그 여파가 금정구까지 미친 때문이었다.

자녀들이 "화장실에 가고 싶다"며 아우성치는 바람에 김씨는 얌체 운전까지 했지만 결국 10여㎞에 불과한 집까지 가는 데 무려 1시간을 써야 했다.

김씨는 14일 "지난 12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로 해운대 일대 교통이 마비됐다고들 하는데 평소 주말 해운대 교통난이 이보다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해운대는 평일 출·퇴근 시간에도 심각한 차량 정체로 몸살을 앓는다.

부산발전연구원이 2010년에 해운대구 교통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올림픽교차로, 도시고속도로 원동나들목, 수영3호교, 해운대 신시가지 우회도로인 장산로 등지에서 러시아워 때 차량의 평균 속도는 시속 18㎞ 이하인 E∼F등급으로 평가됐다.

다른 지점에서도 비교적 원활하다고 할 수 있는 A∼C(시속 60∼33㎞) 평가는 나오지 않았다.

초고층 빌딩과 상업시설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는데도 간선도로는 크게 달라지지 않아 2008년 이후 매년 교통량이 4.3∼17.6%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가 더 문제다.

101층 규모인 해운대관광리조트 '엘시티', 신세계백화점 센텀지점 2단계 복합쇼핑몰, 갤러리아백화점 등 초대형 상업시설이 이미 해운대에서 착공했거나 조만간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인접한 기장군에 대규모로 조성 중인 동부산관광단지가 완공되면 하루 평균 10만대 이상의 차량이 해운대를 거쳐갈 것으로 예측됐다.

당장 오는 23일 동부산관광단지에 지하 2층, 지상 4층, 전체면적 19만9천875㎡인 롯데 프리미엄 아웃렛이 문을 열면 장산로를 비롯한 해운대 일대가 교통지옥이 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해운대구는 이에 따라 최근 교통난 해소를 위한 중·장기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우선 올림픽교차로 주변에서 병목 현상이 나타나는 구간의 작은 공원을 없애고 2개 차로를 확장하기로 하고 내년 예산에 관련 용역비 1억원을 확보했다.

또 해운대구청 주변 교통난을 해결하려고 50억원을 들여 고가인 과선교를 철거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해운대구는 이와 함께 부산시가 북구 만덕동에서 해운대구 재송동까지 지하 고속도로인 '대심도'(大深度)를 연결하려는 계획을 해운대구 미포교차로까지 연장해줄 것을 시에 건의했다.

국토교통부에는 상습 정체구간인 수영1호교에서 수영2호교까지 350m를 입체 교차로로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해운대구는 특히 부산울산고속도로에서 차량이 장산로를 거치지 않고 수영3호교로 곧바로 갈 수 있도록 장산에 제2터널을 개설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해운대구는 더불어 오는 22일 광안대교에서 마린시티와 벡스코로 연결되는 램프 2개를 추가로 개설할 것을 제안한 최양원 영산대 교수를 초청, 구체적인 계획을 듣기로 했다.

그러나 해운대구의 이 같은 구상이 현실화하려면 천문학적인 예산이 들어가야 할 뿐만 아니라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어 당분간 교통난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해운대구의 한 관계자는 "솔직히 말하면 해운대의 교통난에는 답이 없다"면서 "근본적인 해소대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고 이를 위해서는 부산시와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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