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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유가 하락이 디플레이션 유발?

[취재파일] 유가 하락이 디플레이션 유발?
유가가 폭락하고 있습니다. 6월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108달러였던 유가는 최근 65~67달러로 6개월만에 무려 40%나 떨어졌습니다. 지난달 말 석유수출국기구, OPEC이 산유량을 감산하지 않고 동결하기로 해 유가하락을 부추겼습니다. 최근 셰일가스 생산을 늘리고 있는 미국에 에너지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고 맞불작전을 편 것이죠. 덕분에 국제유가는 5년 5개월 만에 최저점을 찍었습니다.

당연히 국내 유가도 함께 떨어졌습니다. 지난 2일까지만 해도 서울에서 휘발유값 리터당 천5백원대 주유소는 한곳뿐이었는데 지금은 하루 자고 나면 불어나 있을 정도로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는 '천5백원대 주유소'가 벌써 천곳에 육박하고, 경기도 화성에서는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천4백원대인 주유소까지 나온 상황입니다.

일단 이렇게 유가가 떨어지면 일반 소비자들, 서민들에겐 긍정적인 영향이 많습니다. 먼저 석유를 원료로 하는 제품의 원가가 낮아져 가격인하 효과가 생깁니다. 휘발유 뿐 아니라 도시가스 같은 각종 연료비가 싸지면서 그만큼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나아질 수도 있습니다. 도시가스, LNG 가격은 유가와 연동하고 있어서 유가가 떨어지면 함께 가격이 내려가기 때문입니다. 기업들 측면에서도 원료비, 연료비가 낮아지니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효과가 있습니다. 당장 해운업 같은 업종은 이득을 볼 수 있겠죠.

그렇다면 부정적인 영향은 어떤 게 있을까요? 정유, 석유화학 업종은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유가하락으로 당장 원유재고 가치가 떨어질 수 있고, 셰일가스를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춘 미국 기업과의 경쟁이 심화될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조선업종의 경우 산유국들이 석유 공급을 늘리지 않으면서 신규 시추선이나 시추설비 수주를 안해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유가하락의 악영향 가운데 조금 납득하기 어려운 게 있습니다. 바로 유가하락이 디플레이션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겁니다. 유가가 떨어지면 경기침체가 되는 걸까요?

최근 국내 물가가 거의 안오르고, 세월호 참사 여파로 소비심리가 죽어 경기침체에 빠진 건 맞습니다. 하지만 경제연구원 등 다수의 전문가들은 엄밀히 따지면 경기침체와 유가하락은 별개의 문제라고 보고 있습니다. 유가와 관계없이, 유가가 떨어지지 않아도 이미 경기침체 현상은 벌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굳이 연관성을 따진다면 단지 유가하락으로 약간의 불안심리가 생길 수 있다는 정도가 될 것이라고 여러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당분간은 휘발유 등의 가격 인하효과를 즐기셔도 될 것 같습니다. 정유나 조선업종에 몸담고 있지 않다면 유가하락에 대해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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