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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아지는 내년 성장률 전망…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은

낮아지는 내년 성장률 전망…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은
한국은행이 오늘(11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앞서 단행한 두 번의 금리 인하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입니다.

올해 8월과 10월의 인하로 기준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은 수준이자 역대 최저치인 2.0%로 내려와 있습니다.

경기가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않아 완화적 통화정책의 필요성이 계속해서 제기됩니다.

그러나 큰 폭으로 늘어난 가계대출과 전세금 상승 때문에 추가 인하를 결정하기엔 부담스러운 상황입니다.

시장에서는 경제지표가 개선되지 않으면 한은이 내년 1분기에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국내 채권시장 전문가 대부분은 이번 달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금리 인하 효과는 4∼6개월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만큼 한은이 경제지표를 좀 더 지켜보고 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입니다.

한은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을 제외하고 자금이동이 많은 12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두 번의 기준금리 인하가 얼어붙은 경제 주체들의 심리를 녹이고 수요를 자극하는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벌써부터 나옵니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4개월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제조업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개선 추세 없이 오르내림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10월 전체 산업생산은 0.3% 늘어 8∼9월에 비해 다소 개선됐으나 여전히 회복세가 미약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이렇게 되자 그간 금리 인하를 직간접적으로 압박해 온 정부도 경제 구조개혁으로 초점을 옮기고 통화정책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8월 초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와 기준금리 인하 이후 급증세를 보인 가계부채도 추가 인하에 부담이 되는 요소입니다.

지난 1∼7월 은행의 월평균 가계대출은 1조6천억 원이었는데, 올해 8∼10월 월평균은 5조2천억 원으로 급증했습니다.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계부채가 늘어나면 소비가 제약되기 때문에 지금은 금리 인하가 경기 회복을 위한 방법이 될 수 없다"며 "기업들도 금리가 높아서 투자를 안 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달 금리가 동결됐지만 한은이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기대감은 살아있습니다.

엔화 약세로 일본 기업과의 경쟁이 심화한 데다 내수 부진이 타개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과 유럽의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대외 환경도 좋지 않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15년 경제 전망'에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한국은행(3.9%)보다 0.4%포인트나 낮은 3.5%로 잡기도 했습니다.

KDI의 비관적 전망을 강화시킨 것은 부진한 민간소비입니다.

이들은 내년 민간소비 전망치를 3.2%에서 2.3%로 1% 가까이 끌어내리면서 당분간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1%를 기록하는 등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도 추가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주장의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3.5%보다 더 떨어질 위험성도 크다"며 "세계 경제 상황, 물가 수준 등을 봤을 때도 현재 기준금리는 적정 수준보다 높아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완화적 통화정책을 이어가 경기 하방 위험을 막고 경제주체들의 자신감을 살려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장에서는 내년 1분기 중 추가 금리 인하가 단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그러나 초유의 1%대 기준금리까지 가지 않을 수 있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리 인하에 따른 단기적 효과를 보면, 경기 진작 효과는 크지 않은 반면, 가계부채 증가 등 부작용이 두드러진다"며 "지금은 재정정책의 효과를 지켜보며 추가 인하에 신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습니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꼬일 대로 꼬인 현재 경제상황은 돈을 풀어 해결할 수 있을 만큼 간단하지 않다"며 "기업들이 쥔 돈을 어떻게 시중에 돌게 할 것인지를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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