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한수진의 SBS 전망대] 경남 FC 팬 "홍준표, 한국의 바르셀로나로 만든다더니…"

* 대담 : 박성진 경남 서포터즈 연합회장 & 김세훈 경향신문 축구전문기자

▷ 한수진/사회자:
이재명 성남시장의 발언으로 술렁거렸던 K리그가 다시 ‘경남 FC 해체’ 라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2부 리그로 강등된 경남 FC의 구단주인 홍준표 도지사가 “130억 원이나 쏟아 부었는데 이런 참담한 결과가 나왔다”며 특별 감사 후, 팀 해체를 결정하겠다고 나선 건데요. 소모적으로 예산만 투입되는 시민구단이라면 과감한 결정을 내려도 된다는 의견도 있지만 정치인 지자체장의 경솔하고 무책임한 발언이라는 여론이 더 우세해 보이는 상황입니다.

벼랑 위에 선 시민구단의 이야기 좀 짚어 보겠습니다. 우선 팬들의 입장 들어보죠. <경남FC 서포터즈 연합회>의 박성진 회장, 연결되어있습니다.
회장님 나와 계시죠?

▶ 박성진 회장/ 경남 서포터즈 연합회
네, 안녕하세요. 박성진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지금 팬들 어떤 분위기에요?

▶ 박성진 회장/ 경남 서포터즈 연합회
지금 그야말로 참담한 심정이고요. 승강 플레이오프 앞두고 선수들에게 힘이 되어주어야 할 분께서 ‘강등되면 운영이 어렵다’고 압박하시고 실제로 강등되고 나서 저희가 좀 많이 울었는데 눈물이 마르기도 전에 하루 만에 이렇게 ‘해체’ 발언을 하셔서 좀 다소 충격적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사실 그동안 시민구단으로서 경남FC가 창단 이후에 좋은 성적도 많이 거뒀다면서요?

▶ 박성진 회장/ 경남 서포터즈 연합회
네, 경남이 창단 2년 만에 6강 플레이오프 진출했고, 그 외에 2012년까지 FA컵 준우승도 2번도 했고요. 시·도민 구단 최초로 상위스플릿도 진출하고 2010년에는 저희 조광래 감독님이 국가대표 감독으로 가시기 전까지 몇 개월 동안 리그 1위로 달렸거든요. 그야말로 약함이 강함을 이길 때 주는 감동과 희망을 주는 ‘시·도민 구단의 자존심’이었죠.

▷ 한수진/사회자:
아. 근데 지금 팬들도 강등이라는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긴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요?

▶ 박성진 회장/ 경남 서포터즈 연합회
구단주님께서 뭐 특별감사를 진행하시겠다고 하셨는데 저희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의를 하고요. 구조적으로 좀 불안정한 시·도민 구단 특성상 정치적 개입에 따른 비원칙적인 행태도 있었을 거고요.
올 시즌 선수 연봉이 전 구단 통틀어 가장 적었는데, 후원비용은 경남이 가장 많은 해였거든요. 이외에 또 여러 가지 기형적인 구단 운영에 대해서 감사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요, ‘이번 강등에 홍 지사 책임도 있다,’ 팬들은 이런 이야기도 한다는데요? 어떤 부분 때문에 특히 그런 건가요?

▶ 박성진 회장/ 경남 서포터즈 연합회
앞서 말씀드렸듯이 경남이 2012년까지 시·도민 구단의 자존심이었는데요. 구단주가 임명한 대학 후배이고 특보출신이 안정복 대표 이사 오면서 팀이 추락하기 시작했고요.

▷ 한수진/사회자:
대표 이사가 홍 지사의 대학 후배라고요?

▶ 박성진 회장/ 경남 서포터즈 연합회
네, 그렇게 나와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 분이 온 이후로 팀 성적이 안 좋아졌다?

▶ 박성진 회장/ 경남 서포터즈 연합회
네, 그리고 오신 이후 2년 간 감독이 4번이나 바뀌었고 책임이 다 선수단만 짊어졌는데 개입을 최소화했다는 구단주 말씀이 권한 위임이 아니라 거의 방관에 가까운 거고요. 책임을 회피해서도 안 되고 어느 정도 책임을 지셔야 하는 자리에 계시다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근데 지금 ‘프로야구 넥센은 40억 원 예산으로도 준우승하는데 경남FC는 130억 원 쓰고도 강등 당했다’ 홍 지사가 이런 발언을 하지 않았습니까? 구단이 할 말 없는 거 아니냐, 이런 여론도 있어요.

▶ 박성진 회장/ 경남 서포터즈 연합회
사실 일반적으로 야구가 축구에 비해서 운영비를 배로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요. 구단주께서 말씀하시는 넥센 40억은 넥센에 지원해주는 금액이고, 경남의 130억은 한 해 총 운영비거든요.
여기에 130억에는 말씀하신대로 지자체 예산도 있고 뭐 스폰서, 기업 컨소시엄 등이 모두 포함된 건데 구단주로서 모르시지도 않으셨을 텐데 기준에 맞지도 않는 두 금액을 비교한다는 것 접근 자체가 잘못되어 있고요.
많은 분들께서 이 내용에 대해서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고 하지만 이 130억 원은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는 철저한 감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 그렇군요. 그럼 타 축구단과 비교를 해보면 어떤가요?

▶ 박성진 회장/ 경남 서포터즈 연합회
많은 기업 구단이나 시·도민 구단과 비교를 해봐도 작년 K리그 1부 리그에 서 썼던 구단의 운영비는 거의 가장 적은 편에 속하고요.

▷ 한수진/사회자:
네, 그렇군요. 그럼 홍준표 지사에게 이 시점에서 한마디 하신다면 어떤 말씀을 하시고 싶으세요?

▶ 박성진 회장/ 경남 서포터즈 연합회
도지사 취임하시고 경남FC에 구단주로 오시면서 ‘경남을 한국의 바르셀로나로 키우겠다’ 당차게 말씀하셨는데, 뭐 도민에 공약을 내거신거나 마찬가지고요. 하지만 지금 구단주님은 승패가 공존하는 스포츠에서 지는 건 안하겠다는 식으로 말씀하고 계시는데 ‘정치’가 아닌 ‘스포츠’로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고요.
감사를 통해서 좀 구단을 혁신하고 지역 사회 발전에 좀 일조하고 한국 축구 발전의 밑거름되는 정말 한국의 바르셀로나가 되었음 하는 바람이고, 마지막으로 이 모든 상황을 도지사, 정치인이 아니라 순수한 구단주 입장에서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알겠습니다. 박성진 회장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성진 회장/ 경남 서포터즈 연합회
네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경남FC 팬들의 입장을 들어봤고요, 경향신문 김세훈 축구전문기자와 좀 더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김세훈 기자님 나와 계시죠?

▶ 김세훈 기자/ 경향신문 축구전문 기자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네, 이번 일을 두고 축구계에서는 정치인 구단주들이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 뭐 이런 이야기도 나오더라고요?

▶ 김세훈 기자/ 경향신문 축구전문 기자
네, 뭐 창단 때는 온갖 장밋빛 청사진, 온갖 미사여구를 가지고 구단을 창단했는데요. 그러고 나서는 낙하산 인사 논란이 계속 이어지고 있고요. 또 축구단을 논공행상하는 대상으로 보고 전리품으로 보면서 축구단을 활용한다는 비판도 사실 계속 받아왔습니다.

그러다 축구단에 비리가 불거지거나 아니면 이번처럼 성적이 좋지 않거나 그러면 예산 삭감, 그리고 책임 전가, 이렇게 해체를 운운하고 그러고 있는 건데요. 지자체장 입장에서 보면 단기 임기 기간 동안 성적이라는 성과를 내야 한다. 거기에 혈세를 많이 투입했는데 성적이 나질 않으니까. 이런 반응을 하는 것도 지자체 입장에선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는 합니다.

경남 같은 경우는 홍 도지사와 안정복 이사하고 조합이 상당히 좋은 조합이었어요. 안정복 사장이 인천 유나이티드 시민구단을 성공적인 롤 모델로 만들었고요. 홍 도지사와 안정복 사장이 방이 같은 그런 상태고 해서 지자체와 축구단과의 협조가 잘 이뤄질 거라고 예상한 그런 팀이었는데. 거기에서 구단주가 해체를 운운하고 지금 사무국 전원이 사표를 제출 했거든요.
이렇게 모양새가 좀 안 좋아지니까 다른 시·도민 구단에 비해서는 조금 더 충격적인 결과로 다가오고 있죠.

▷ 한수진/사회자:
사실 이번에 이재명 시장의 발언 사건으로 시민 구단의 현실을 처음 알게 된 분들이 많은데요. 현재 K리그의 시민구단 현황은 어떻게 되나요?

▶ 김세훈 기자/ 경향신문 축구전문 기자
시민구단이 처음으로 만들어진 건 ‘대전 시티즌’입니다. 1997년에 만들어지기 시작했는데요. 그러고 보면 거의 역사가 20년 가까이 됐습니다. 기업 구단이 마지막으로 만들어진 게 ‘수원 삼성’이 1995년에 만들어졌고요. 이후에는 기업구단은 없고 인천 구단이나 경남 구단 이렇게 됐고요. 지난해에는 성남이 성남 일화에 손을 떼면서 성남FC로 시·도민 구단으로 새롭게 창단이 됐는데요.

개수로 보면 1부 리그 12개 팀 중에 성남, 인천, 경남, 상주, 상주가 상무 팀이긴 하지만 어쨌든 운영 자체는 시·도민 구단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니까요. 1부 12개 팀 중에는 4개가 그리고 2부 팀에는 10개 팀 있는데요. 그 중에 8개가 시·도민 구단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전체 프로 축구가 22개 팀이니까요. 그 중에 12개. 절반 이상이 시·도민 구단이고요. 시·도민 구단은 뭐 아시다시피 지자체의 후원, 지자체의 지원과 지자체장의 도움으로 인해서 관내 기업의 광고 수익을 받아서 구단을 운영하게 됩니다. 그만큼 지자체장의 지자체나 이런 쪽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구조죠.

▷ 한수진/사회자:
그러네요. 그러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들이 모색되어야 할까요?

▶ 김세훈 기자/ 경향신문 축구전문 기자
네, 일단은 뭐 원인부터 진단해보면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프로구단에 대한 지자체의 권위적이면서 시대착오적인 시각입니다. 지자체 공무원들은 프로구단을 동네 축구팀 취급합니다. 자신의 발 아래에 두고 관리 대상처럼 여긴다는 비판이 있고요. 자기 맘대로 좀 주무른다는 거죠.

지자체가 칼자루는 쥐고 있죠. 돈 재정력과 행정력을 갖고 있는데 프로 스포츠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니까 구단과 지자체 간의 원활한 협조가 이뤄지기 상당히 어렵고요. 그리고 지자체 임기 중에 ‘성적’이라는 단기성과를 내야 하는데 그렇다보니까 성적이 좋지 않으면, 지금처럼 좋지 않은 모습 들이 계속 생기고 있는 상황이고요.

또 지역민들의 끊임없는 청탁과 민원, 이것도 축구단을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지역의 고위층들이 ‘이 선수 좀 받아 달라’ 아니면 ‘이 사람 좀 구단 직원으로 써 달라’ ‘축구단 사업을 하는데 나도 좀 껴 달라’ 뭐 이런 식의 청탁이 상당히 많이 옵니다.

그걸 축구단이 거부할 수가 없어요. 거부하게 되면 그 다음부터는 온갖 의혹이나 근거 없는 소문, 민원, 이런 걸 하기 시작하면서 축구단을 끊임없이 흔들게 되거든요. 그러니까 몇몇 구단에서는 이 지역 고위층들이 요구하는 청탁을 받아주기 위해 선수들 TO도 따로 잡기도 하고 또 그러면서 구단직원들을 채용해주기도 하는데요. 좀 무능력한 직원들이 많이 오고 부적임자들이 오니까 업무의 연속성이라든지 이런 게 나오기 어렵고요. 그만큼 시·도민 구단이 뒤처지게 되는 거고요.

또 하나는 구단 내부적으로 인재난에 무기력함에 시달리고 있다는 겁니다. 지자체가 구단을 쥐고 흔드니까 구단 내부적으로 뭔가 해보기가 쉽지 않고요. 또 예산을 줘도 1년 단위 예산을 주고 또 성적으로 계속 요구를 하니까 그 때 그 때 그 해의 성적 내는 데에만 급급하지, 장기적인 비전을 세우고 축구단이 지역사회에서 어떠한 모습으로 자리매김할지 그걸 얘기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 되는 거죠.

뭐 이것을 해결하려고 하면 창당 전부터 사실 이걸 강력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하는데요. 그걸 못하게 되면 지금이라도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창당하는데 여러 가지 조건을 지자체가 만족시킬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좀 강제해야 된다는 얘기도 나오고요. 기존 구단 같은 경우는 프로축구 연맹이 계속 주기적으로 관리하면서 강제적으로 해야 한다라는 이야기도 있고, 또 말씀드린 대로 지자체 의식이 프로구단을 지배하라는 것보다는 옆에서 지원하라는 쪽으로 바뀌어야 된다는 얘기가 있고요.

▷ 한수진/사회자:
네, 알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세훈 기자/ 경향신문 축구전문 기자
네, 고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경향신문 김세훈 기자였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