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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 고문에 영국 정보기관 협력했나…영국에도 불똥

CIA 고문에 영국 정보기관 협력했나…영국에도 불똥
9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고문 보고서가 영국에도 파문을 낳고 있다.

영국 정보기관 대외정보부(MI6)가 CIA의 고문에 협력했는지, 고문이 이뤄질 당시 토니 블레어 총리 등이 이런 사실을 보고받고 묵인했는지 등이 쟁점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AFP통신 등은 CIA가 현지에서 체포한 테러 용의자들을 비밀리에 제3국으로 이송해 강압적으로 심문하는 '범인 인도'(Rendition) 프로그램을 영국이 어떻게 지원했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영국에서 높아진다고 전했다.

다이앤 파인스타인 미국 상원 정보위원장이 공개한 약 500쪽의 고문보고서 요약본에는 고문 내용이 상세히 담겼지만 범인 인도 프로그램을 도운 국가나 관리들에 대한 내용은 편집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텔레그래프는 당시 영국 정부의 고위 인사들이 MI6로부터 미국의 범인 인도 프로그램과 고문에 협력한다는 사실을 보고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신문은 올초 인터뷰한 정보기관 소식통을 인용, 블레어 전 총리와 잭 스트로 전 외무장관이 9·11 테러 이후 CIA가 수행한 이 같은 비밀작전을 구체적으로 알고 있었으며 매순간 보고받았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이들이 사실 매우 큰 흥미를 보였고 모든 것을 알고 싶어했다"며 "정치인들이 고문과 범인 인도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사항을 모두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리처드 디어러브 당시 MI6 국장이 (고문과 범인 인도에 대해) 블레어 총리에게 항상 보고했기 때문에 블레어 총리는 이에 대해 분명히 알고 있다"며 "MI6에 개입하지 말 것을 언제든 지시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덧붙였다.

1999∼2004년 MI6 국장을 지낸 디어러브는 2012년 MI6가 CIA의 범인 인도 프로그램에 협력한 것은 정치적인 결정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블레어 전 총리는 당시 범인 인도 프로그램에 대해 알고 있었는지 확인해주지 않았으며 논평도 거부했다.

스트로 전 장관도 CIA의 고문에 대해 구체적으로 보고받았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이번 보고서의 중요성은 모든 고문이 성과를 낸다는 주장을 반박한 것"이라며 "고문이 위급한 위협을 밝히는 '핵심적인 심문 기술'인 적은 없다"고 지적했다.

인디펜던트는 또 "이번에 공개되지 않은 보고서 5천500쪽에는 MI6가 CIA의 고문에 협력했다는 상세한 내용이 분명히 담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이번 고문보고서에 대한 질문에 "고문은 언제나 잘못된 것"이라며 "고문 등 인권 침해는 테러와의 전쟁에 오히려 역효과를 부른다"고 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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