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현장 브리핑] 지하철 공사장 또 '균열'…안전 비상

<앵커>

지하철 공사장 주변 안전문제 저희가 여러 차례 지적을 해드렸는데 안산의 한 공단 주변 지하철 공사장에서 또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건물 여기저기에서 금이 가고요, 또 땅도 내려앉고 있다고 해서 사회부 소환욱 기자가 급히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소 기자 어서 오십시오. 주변에 사시는 주민들이 불안감이 이만저만하지 않을 텐데, 일단 현장이 어디죠? 여기가.

<기자>

네, 지반이 내려앉아 건물에 금이 간다는 곳은 경기도 안산 반월 공단 내의 지하철 공사현장 주변이었습니다.

제가 처음 현장에 갔을 때는 도로 군데군데에 균열이 가 있고 육안으로 봐도 내려앉은 모습이 확연히 보였습니다.

인근 상가에 입주해 있던 입주민 말 한 번 들어보시죠.

[지소연/근처 건물 입주자 : 원래 보도블록이었는데 갈라져서 기울어져 있었거든요. 아스팔트 깔아서 왜 그러나 했는데, 또 얼마 있다가 또 앞이 갈라지고 틈이 생겨서 그때 좀 많이 놀랐죠.]

인도 옆 담장에는 금이 간 곳을 시멘트로 땜질해놨지만, 제가 힘을 가하자 보시는 것처럼 시멘트 가루가 힘없이 떨어집니다.

검정 아스팔트가 덮여 있는 곳은 원래 보도블록이 깔렸던 곳인데요, 지반이 내려앉으면서 보도블록이 다 깨져버려 아스팔트로 보수공사를 해놓았습니다.

제가 현장에 나갔을 때도 아스팔트를 까는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습니다.

보도블록이 아직 있는 곳도 많은 곳이 갈라지고 균열이 생겨서 보수공사가 시급해 보였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변 주민들은 하나같이 불안감을 표출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앵커>

인도만 그렇다면 그나마 다행이겠는데 특히 안산은 공장이 많은 지역 아니겠습니까? 주변 건물들 어떻던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곳은 공장들이 입주해 있는 공단 한복판이었습니다.

피해를 호소하는 곳은 드러난 것만 10개의 업체였는데 하나같이 공장 벽이 갈라지고, 또 지반이 침하가 되면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피해 공장 관계자 : 답이 없습니다. 이 부분은 정밀 금형 부분, 강화하는 부분인데 동절기지만 미세먼지 들어가면 안 되거든요. 안에 비닐까지 쳐놓은 상태고 굉장히 불안합니다.]

균열이 간 것도 문제지만 근처에는 정밀기기를 다루는 공장들이 많이 있었는데요, 아무래도 먼지나 주변 기온에 민감하다 보니 피해를 막기 위해 균열이 간부분에 비닐을 쳐놓거나 땜질해 놓은 경우가 눈에 보였습니다.

지반이 내려앉으면서 수평 유지가 중요한 기기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인근의 한 공장은 지반이 기울어진 것을 모르고 정밀 가공기기를 계속 돌리다가 스크루 같은 부속품이 망가져서 고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업체 측에 따르면, 부품 고치고 수평을 다시 유지시키는 데만 기기 하나당 1천만 원 이상이 든다고 하니 재산피해도 상당할 것으로 보였습니다.

공장 근로자들의 스트레스도 상당했는데 벽면에 균열이 심하게 가다 보니 불안감을 호소하는 근로자들도 눈에 보였습니다.

균열이 간 틈 사이로 빗물이 들어가 지하실이 온통 물바다가 된 곳도 있었습니다.

<앵커>

그래도 공사는 계속 진행이 되고 있는 것 같은데 시공사 측은 어떻게 해명을 하고 있습니까?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시공사 측은 주변 건물 안전진단에도 문제가 없다고 나왔고, 적용된 공법에도 이상은 없어서 안전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태도입니다.

그리고 지반이 내려앉은 수치도 허용치 내에 있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는 겁니다.

공사가 진행되는 곳은 갯벌로 이뤄진 연약지반인데, 굴착공사가 진행되며 주변 지하수가 빠지며 토사가 쓸려가 지반이 꺼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굴착공사는 지난해 말부터 시작됐습니다.

이후 주변 건물에 금이 가거나 도로가 내려앉는 현상이 나타나자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주변 안전도 검사를 실시했습니다.

결과는 건축물 안전에 미치는 영향은 없지만, 일부 바닥 판 및 담장 등에서 균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지속적인 안전 진단으로 주변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시공사 측은 밝혔습니다.

<앵커>

우리나라 공사장 주변에서 이런 일 일어나는 게 비일비재한 일인데, 왜 우리만 이런지 모르겠고요, 어쨌든 주변 주민들이 불안해하시니까 해결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전문가들은 뭐라고 얘기합니까?

<기자>

네, 결국 문제는 돈과 시간입니다.

충분한 돈을 들여서 비싸고 안전한 공법을 사용하면 이런 일을 방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전문가 의견 들어보시죠.

[이수곤/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 공사비 투입도 그렇지만 시간을 빨리 끝내는 게, 그리고 또 공기가 늦어지면 지체 사항을 물어야 하거든요. 그것도 큰 공사비하고 시간 이 두 가지가 싸움이에요.]

사업 대부분이 공개입찰로 이뤄지다 보니 싸고 빠른 시간 내로 공사를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효율성은 공개입찰이 좋다고 할 수 있지만, 문제는 이번 일처럼 연약지반 같은 곳에선 무조건 싸고 빠른 것만이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피해가 생기면 땜질만 해주는 사후 대책도 잘못됐다고 지적했는데요, 우리나라도 발전을 많이 이룬 만큼 일의 효율성을 추구하기보다는 안전에 최우선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문제 생겼을 때 땜질하는 비용, 그리고 주변 건물들 금 갔을 때 보상해주는 비용 이런 것 다 따지면 과연 뭐가 더 효율적인 것인지, 어떻게 더 싸게 공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인지 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는데, 아예 비용이 좀 더 들더라도 처음부터 안전하게 하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또다시 한 번 드네요.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