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째 간식비 아껴 수백만 원 기부한 미화원들

구청에서 쓰레기를 줍고 화장실을 청소하는 환경미화원들이 5년째 간식비를 아껴 매년 수백만 원씩 기부한 사례가 알려져 추운 겨울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있습니다.

서울 중구청에 따르면 위생원실 김용화(45) 반장과 직원 8명은 2010년부터 남는 시간을 쪼개 재활용 작업으로 한 달에 10만 원씩 모아왔습니다.

이렇게 모은 돈은 보통 직원들의 간식비로 쓰였습니다.

김 반장은 "한 달 동안 쉬지 않고 재활용 작업을 벌여도 겨우 대기실에서 타 마실 커피를 살 수 있는 정도였다"고 말했습니다.

김 반장은 2010년부터 일반 쓰레기통에서도 재활용 쓰레기를 분류하기로 하고 구청 종량제 봉투에 쓰레기를 모두 쏟아내 병과 캔, 알루미늄과 플라스틱을 골라냈습니다.

여유가 생긴 종량제 봉투에는 일반 쓰레기를 꾹꾹 눌러 담았습니다.

이런 작업으로 연 700만 원에 달했던 중구청의 종량제쓰레기 봉투 구입비도 많이 줄었다고 구는 설명했습니다.

한 달에 1톤도 안 되던 재활용 분리수거는 2톤까지 늘었습니다.

재활용 작업을 확대하면서 위생원실에 월 30만 원이 넘는 돈이 들어왔고, 김 반장과 동료들은 이 돈을 은행 계좌에 차곡차곡 모아 2011년까지 2년간 800만 원이 모였습니다.

이들은 2011년 12월 따뜻한 겨울 보내기 모금 행사 때 800만 원을 기부했습니다.

이후 해마다 2012년에는 585만 원, 지난해에는 500만 원을 내놨습니다.

올해는 재활용품 가격이 폭락해 제값을 받지 못했지만 350만 원을 또 낼 계획입니다.

김 반장은 "민원인들이 가끔 우리를 무시하고 욕할 때는 서럽기도 하지만 적은 돈이라도 우리보다 어렵게 사는 사람들에게 보탬이 된다면 일할 때 느끼는 설움을 잊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