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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 주가 저평가…배당성향 세계 최저 수준

국내 대표 기업들의 주가가 외국 경쟁사에 비해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낮은 배당성향 등 국내 기업들의 소극적인 주주환원 정책과 지배구조 관련 우려가 꼽힌다. 그러나 올해에도 국내 증시의 배당성향은 주요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9.9배로 애플(14.5배)에 크게 못 미쳤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비율로, 이 수치가 낮을수록 기업 실적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된 것으로 해석된다.

LG전자(8.7배), SK하이닉스(8.0배), LG디스플레이(10.1배) 등 정보통신(IT) 분야 주요 기업들도 마찬가지였다.

같은 업종의 노키아는 21.6배, HTC는 56.4배, 인텔은 15.9배, 샤프는 13.7배로 집계됐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PER은 각각 5.7배, 6.2배로 역시 포드(9.7배), 도요타(10.6배), 다임러(10.3배)보다 훨씬 낮았다.

NAVER는 29.1배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었지만 페이스북(40.0배)과 비교하면 제값을 못 받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각각 10.0배, 12.7배로 조사됐다.

시노펙(24.9배), 미츠비시케미칼(15.1배) 등 경쟁기업보다 낮은 수준이다.

기업 주가의 저평가는 한국 증시의 저평가로 직결된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의 12개월 선행 PER은 9.7배로 주요국 증시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세계 평균 14.7배는 물론 신흥국 평균 10.9배에도 못 미쳤다.

최근 고용지표 호조 등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까지 오른 미국 증시의 PER은 16.3배로 높았다.

일본 증시의 PER은 14.6배였다.

도쿄증시의 토픽스지수는 아베노믹스에 따른 엔저 흐름 속에 최근 2007년 이후 최고치까지 상승했다.

그 외 영국이 13.5배, 대만이 12.8배로 나타났다.

한국 증시 저평가의 주요 요인으로는 그동안 북한 핵위협 등 지정학적인 변수가 거론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낮은 배당수익률과 기업지배구조를 둘러싼 우려 등 내부적인 요소 때문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실제로 올해 예상 배당성향을 보면 한국이 주요국 가운데 최저 수준이다.

한국 증시의 예상 배당성향은 13.7%로 예측됐다.

영국(46.2%), 대만(43.6%), 브라질(38.5%), 중국(29.6%), 미국(29.4%), 일본(26.2%), 인도(21.9%), 러시아(21.1%) 등 주요국과 격차가 크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의 주가 저평가는 결국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일맥상통한다"며 "기업들이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을 더욱 적극적으로 펼쳐야 증시 저평가가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 한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은 올해보다는 양호할 것으로 관측된다.

MSCI 지수 기준 내년 EPS 증가율은 한국이 19.5%로 예상돼 세계 주요국 가운데 이탈리아(35.1%)에 이어 두번째였다.

한국에 이어 인도(16.6%), 터키(14.7%), 프랑스(13.1%), 일본(12.1%) 등의 증가율이 높았다.

러시아(-3.2%), 아르헨티나(0.5%), 영국(3.9%), 대만(7.0%) 등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마주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 등으로 내년 국내 증시를 긍정적으로 보지만 최근 나타나는 배당 확대와 기업지배구조 개선 움직임이 가시화될 때 한국 증시가 재평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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