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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현직승무원 "오너가 기장과 협의? 책임전가 치졸해"

▷ 한수진/사회자:
대한항공의 조현아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 여러분 어떻게 생각하세요? 퍼스트 클래스에 탑승한 조현아 부사장이 땅콩을 봉지 째 건넨 기내 서비스를 문제 삼았고요. 해당 사무장을 비행기에서 내리라고 지시하면서, 여객기를 회항시켰다고 알려졌는데요. 조 부사장의 월권논란이 불거지면서 국토해양부도 항공법 위반 여부,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현직 승무원들은 이번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20년 차 승무원 권수정씨의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권수정 씨, 나와 계십니까?

▶ 권수정 승무원 /20년차 현직 승무원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논란이 된 대한항공 소속은 아니시고요? 다른 항공사 소속이시죠?

▶ 권수정 승무원 /20년차 현직 승무원
네.

▷ 한수진/사회자:
굳이 밝히진 않겠습니다. 대한항공이 사과문 발표했더라고요, 어떻게 보셨어요?
대한항공
▶ 권수정 승무원 /20년차 현직 승무원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해당 부사장의 사과라고 보기에는 대단히 어려울 것 같고요. 책임회피 정도로 밖에는 내용이 담겨 있지 않아서 ‘아, 진정성이 없다’ 이렇게 느껴지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책임회피다, 진정성이 없는 사과문이었다는 말이죠?

▶ 권수정 승무원 /20년차 현직 승무원
네, 저는 그렇게 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당사자가 직접 발표한 사과문도 아니에요?

▶ 권수정 승무원 /20년차 현직 승무원
그렇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일단 논란의 발단이 된 기내 서비스 부분부터 짚어보겠는데요. 승무원이 봉지 채 과자를 갖다 준 게 문제가 됐잖아요? 서비스에 문제가 있었던 건 맞나요?

▶ 권수정 승무원 /20년차 현직 승무원
비행기 내에서의 서비스는 대단히 종류가 많습니다. 비행시간에 따라서, 단거리냐 장거리냐에 따라서, 그리고 클래스가 이코노미클래스냐, 비즈니스클래스냐, 퍼스트클래스냐에 따라 내용도 다르고 방법도 많이 달라요. 예를 들어서 이번 땅콩 서비스 같은 것이 문제가 되었는데, 어떤 때는 땅콩서비스를 그냥 봉지 째로도 제공을 하고, 노선이 길거나 비즈니스 클래스 같은 경우에는 그릇에 담아서 서비스도 하고, 퍼스트 같은 경우에는 땅콩을 데워서 서비스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각자 그건 내용적으로 다른 문제고, 매뉴얼에 따라서 진행되는 서비스하는 한 종류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좌석 등급에 따라서 다른 건가요?

▶ 권수정 승무원 /20년차 현직 승무원
좌석 등급별로 요금이 다르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서비스되는 내용이나 방법론적으로는 많이 디테일이 다르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 부분이 매뉴얼에 다 나와 있단 말씀이시군요?

▶ 권수정 승무원 /20년차 현직 승무원
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일단 조현아 부사장으로서는 충분히 지적할 수 있는 문제였던건가요?

▶ 권수정 승무원 /20년차 현직 승무원
지금 선임 사무장, 즉 비행기를 책임지고 있는 최고 승무원이었는데요. 해당클래스에는 클래스를 서비스하는 서비스 승무원들이 따로 탑승을 합니다. 그리고 객실을 총괄하는 선임 승무원 같은 경우, 사무장 같은 경우는 전체 서비스를 관리 감독하고. 그리고 보안이나 안전이 주요 업무잖아요. 그런데 이제 그 상황에서 비행기 문을 닫고 인사드리러 가는 과정이었을 거라고 저는 생각을 하는데. 그 과정에서 서비스 하나 가지고 문제를 삼았다라고 보면, 전체적인 업무에 있어서 사소한 부분을 지적한 걸로 볼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기내 캡쳐_640
▷ 한수진/사회자:
매뉴얼대로 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지적을 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당시에 바로 그것을 꼭 지적을 했어야 됐느냐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단 말씀이시군요?

▶ 권수정 승무원 /20년차 현직 승무원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사무장이 매뉴얼 보여주려고 했는데 태블릿 PC 암호를 바로 풀지 못했다고 하잖아요. 그러니까 아마 조 부사장이 좀 화가 난 모양인데, 사무장에게 비행기에서 내리라는 지시를 했단 건데요.

▶ 권수정 승무원 /20년차 현직 승무원
해당 시간은 아마도 손님들이 다 탑승을 하고, 출발시점은 대단히 바쁜 시점이거든요. 가장 바쁜 시점이고 안전 활동을 해야 되는. 승무원에 있어서 제1업무가 무엇이냐면, 업무 매뉴얼이나 항공법 상에도 승무원의 제1업무는 비상상황 시 손님을 안전하게 탈출시키고 비행기 안전을 도모하고 손님들을 해당 목적지까지 모시는 일이 제1업무에요. 제1업무가 그 시간에는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거든요.

그리고 승무원의 제2업무는 보안업무거든요. 해당 항공기에 탑승하신 손님들 상황을 쭉 살펴보고, 이중에 혹시라도 납치범이나 혹시라도 나쁜 일이 발생할 수 있는 일들이 있는가, 이런 것들을 총괄하는 사람이 사무장인데요. 이런 모든 업무들을 제2선으로 넘겨놓고.

어쩌면 승무원들의 부차적인 업무인 서비스 하나를 가지고 매뉴얼을 보여달라고 하면서 그 시간에 압박을 가한 거고, 특히나 해당 항공사의 오너였지 않습니까? 오너가 그런 일을 가지고 소리를 지르면서 지금 승무원을 갖다가 다른 일을 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행동을 한 거거든요. 그런 와중에서 태블릿 PC의 암호 같은 것들이 사실은 굉장히 압박감도 있었을 거라고 저는 판단을 하고요. 다른 업무도 굉장히 막 진행해야 하는 상황해서 좀 과도한 지적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오히려 조현아 부사장 때문에 서비스보다 더 중요한 승객의 안전, 보안, 이런 문제점검이 뒤로 미뤄졌다, 이렇게 보시는 거군요?

▶ 권수정 승무원 /20년차 현직 승무원
그렇죠. 지금 항공법상에서도 문을 닫고 운항을 시작한 상황이었지 않습니까? 그 상황에서는 항공법 상으로도 승무원의 행동이나 안전활동을 저해하는 모든 행동에 대해서 항공법의 적용을 받게 되어있어요. 소리 지르거나 고성방가를 하거나 승무원 안전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는 항공안전법상에 의해서 제지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해당사람이 그 항공을 운영하는 오너였기 때문에 감히 승무원들조차도 제지를 못하는 상황이 된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지금 국토부도 항공법 위법 여부조사를 한다니까요. 일단 말씀 들어보니까 위법성 여부도 해당이 된다고 볼 수 있겠네요?

▶ 권수정 승무원 /20년차 현직 승무원
저는 그걸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그날 탑승하신 분이 250여명 정도 탑승하셨다고 생각이 드는데, 어느 누구에게나 항공법이 적용이 되고, 어느 누구에게는 항공법이 적용 안 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을 해요.

▷ 한수진/사회자:
만약 조현아 부사장이 기장과 협의를 해서 비행기에서 내리라고 했다면, 이렇게 되면 위법성 부분은 피해갈 수도 있다, 그런 얘기도 있던데요?

▶ 권수정 승무원 /20년차 현직 승무원
글쎄요, 보기에 따라 좀 다를 것 같은데. 일단 그 일 자체가 벌어진 상황에서 기장은 보고를 받지 못한 상황이었잖아요. 일단은 진상을 부렸고, 오너로서 소리를 질렀고, 다른 승객들로 하여금 불안감을 느끼게 하였고, 승무원의 제지 같은 것들이 사실 이뤄지기 힘든 조건이었고.

▷ 한수진/사회자:
대한항공의 해명을 보면 부사장이 기장과 협의했다, 그래서 최종 지시는 기장에 의해서 내려졌다, 이렇게 말하고 있거든요?

▶ 권수정 승무원 /20년차 현직 승무원
요즘 드라마 <미생>이 굉장히 유행인데요. 저희가 협의라는 말에 굉장히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아요. 과연 협의가 이뤄질 수 있는 관계인가. 기장과 부사장과의 관계에서 협의라는 말이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인가를 판단해야 할 것 같은데. 지금 정황상으로 드러나는 걸 보면, 기장의 입장에서도 항공기 내에서 그냥 램프리턴 해라, 항공기 승무원 교체한다는 말만 듣고 다시 돌아갔다고 듣고 있는데. 그 기장의 판단으로 넘기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굉장히 치졸한 행동이라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요.

그 일을 발단 시킨 사람은 결국 부사장이지 않습니까? 땅콩 하나의 서비스를 가지고 모든 업무를 중단시키고 250명이라는 그 항공사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시간과 불안감을 조성하면서 (비행기를) 돌렸지 않습니까? 그럼 모든 책임에 대한 시발점은 한 개인의, 한 오너의 어떻게 보면 말도 안 되는 행동에서 시작된 거라고 보여지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어쨌든 법 위반 논란도 피해 가보자는 것 같고요.

▶ 권수정 승무원 /20년차 현직 승무원
그러니까요.

▷ 한수진/사회자:
사실 비행기에서 내릴 사람이 사무장이 아니라 조 부사장이 아니냐, 이런 생각도 들어요. 기내 소란, 이것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잖아요?

▶ 권수정 승무원 /20년차 현직 승무원
9.11 테러 이후 굉장히 강화된 활동이고요. 사실은 그 항공기 내에서 문이 닫힌다면, 비행기가 공중에 떠서 운항하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거긴 치외법권 상황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항공기 내에서는 승무원도 보안활동을 할 수 있는 경찰 자격을 가지게 돼요. 그런 모든 자격증을 가진 사람에게 그런 식으로 행동하고 나서 모든 책임은 기장에게 넘겨버리는, 지금의 상황은 정말 어불성설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기내 고성은 항공보안법 위반이다, 하는 해석도 있네요?

▶ 권수정 승무원 /20년차 현직 승무원
네.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조현아 부사장이 개인 전용기로 착각한 것 아니냐, 이런 비판까지 나오고 있거든요. 비행기 타고 나면 아무리 임원이라도 승객일 뿐인데 말이죠.

▶ 권수정 승무원 /20년차 현직 승무원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램프리턴 상황도 흔히 있는 게 아니잖아요? 램프리턴이라고 하면, 탑승게이트로 돌아오는 상황을 말하는 거죠?

▶ 권수정 승무원 /20년차 현직 승무원
그렇죠. 문을 닫고 비행기가 이제 자력이든, 토우카나 이런 것들에 의해서 뒤로 밀리든, 하여튼 운항 중으로 들어가는 상태에서 다시 문을 열고 손님을 내리고 이런 것들을 갖다가 램프리턴이라고 하는데. 그런 것들은 저희 항공사에서는 정시성을 중요시하는 항공사에서는, 중대한 문제 아니면 그런 걸 안 하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주로 어떤 문제 때, 램프리턴을 하는 건가요?

▶ 권수정 승무원 /20년차 현직 승무원
가장 중요한 건 승객들 안전하게 모셔야 되기 때문에 정비상의 문제, 주요하게 항공기 결함 같은 것들이 발견되지 않았던 것들이 조그만 것이라도 발견된다면, 그건 바로 돌아가서 고치고 가야 하니까 그런 것, 아니면 심각하게 승객이 아프셔서 뭐 바로 조치가 필요하다거나 아니면 모르는 짐이나 폭발물이 발견된다든가 하는 심각성, 이런 것들이 있을 때 램프리턴을 해요.

▷ 한수진/사회자:
서비스 문제로 램프리턴을 하지 않는단 말씀이시죠?

▶ 권수정 승무원 /20년차 현직 승무원
그래서 개인적인 이런... (헛웃음) 화풀이 정도 가지고 램프리턴을 하는 경우는 제가 지금까지 어느 항공사 어느 사례로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정말 창피한 일이고요.

▷ 한수진/사회자:
20년 동안 승무원으로 있으면서 처음 들어본다?

▶ 권수정 승무원 /20년차 현직 승무원
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외국 항공사에서도 이런 일이 없나 봐요? 지금 외신에서 이 문제를 상당히 관심을 갖고 보도를 하고 있다고 해요. 땅콩 서비스를 문제로 회항을 했다고 외신보도까지 나온다고 하는데. 이게 웬 망신인가요?

▶ 권수정 승무원 /20년차 현직 승무원
네, 망신스럽습니다. 오랫동안 항공기를 탄 승무원으로서는 참. 어떻게 보면 수치스러운 상황이기도 하고요.

▷ 한수진/사회자:
더구나 기내 안내 방송도 제대로 안됐다고 하니까 영문도 몰랐을 승객들은 또 얼마나 불안했을까요?

▶ 권수정 승무원 /20년차 현직 승무원
그렇죠. 돌아가는 이유 자체가 아까 말씀드렸던 그런 주요 사유가 아니면 돌아가지 않고, 주요 사유가 발생했을 때는 손님들께 계속 저희가 방송을 하게끔 되어 있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그런 게 없었는데.

▶ 권수정 승무원 /20년차 현직 승무원
네, 이유를 대기가...

▷ 한수진/사회자:
아니 승객들이 불안해하는데 말이죠. 그런 일이 있었어요. 알겠습니다.

▶ 권수정 승무원 /20년차 현직 승무원
네. (한숨)

▷ 한수진/사회자:
오늘 설명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권수정씨와 말씀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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