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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톡톡 튀는 신세대…'100억 소녀 골퍼' 김효주

[취재파일] 톡톡 튀는 신세대…'100억 소녀 골퍼' 김효주
19살의 나이에 롯데그룹과 총액 100억 원대 (인센티브 포함)의 초대형 후원계약을 맺어 화제가 된 골퍼 김효주는 가는 곳마다 통통 튀는 행동과 거침 없는 입담으로 더 많은 뉴스를 만들어냈습니다.

지난 2일 동아 스포츠 대상 시상식 때 올해의 선수 여자프로골프 부문을 수상하는 자리에서 김효주 선수는 사회자 남희석 씨를 당황하게 할 만큼 재치있는 말솜씨를 보여줬습니다. 그 때 상황을 그대로 옮겨보겠습니다.

[사회자 : 수상 소감을 부탁합니다.]
[김효주 : 제가 이(수상자) 중에 제일 막내인 것 같아요. 수상소감도 짧게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회자 : ???…이게 끝? 그럼 이번엔 시즌 상금 10억 원을 넘긴 소감 들어볼까요? (김효주에게 귓속말로) 이번엔 좀 길게….]
[김효주 : 제 나이에 어마어마한 상금을 받았는데 솔직히 저는 그 돈을 본 적도 없고 만져본 적이 없어요.]

[사회자 : 그 돈 다 어디로 갔어요?]
[김효주 : 모르겠어요.]

[사회자 :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다면 골프를 시킬 건가요?]
[김효주 : 안 시키겠습니다.]

[사회자 : 왜요?]
[김효주 : 너무 힘들고요. 돈이 많이 들어가요. 제가 이렇게 힘들게 번 돈을 펑펑 쓰진 않을 거예요.]

시상식장은 한바탕 웃음바다가 됐습니다. 그리고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사회자 : 골프를 잘하려면? 아마추어 분들에게 한마디?]
[김효주 : 항상 이 질문을 하시나요?]

[사회자 : 네, 뭐 가끔….]
[김효주 : 보통 아마추어 분들께는 연습이 최고라고 말씀을 드리는데, 아저씨(사회자 남희석을 지칭)한테는 따로 할 말이 있어요. 아저씨는 골프 잘 치시려면 다시 태어나세요.]

순간적인 애드립으로 나온 이 'KO펀치' 한 방에 개그맨 남희석은 할 말을 잃었고 또 한번 웃음바다가 됐습니다.
동아스포츠대상시상식

김효주는 곧바로 장소를 옮겨 롯데그룹과 후원 계약 조인식을 가진 뒤 방송 기자들과 따로 인터뷰를 가졌는데 시작 전부터 기자들을 웃게 만들었습니다.

[김효주 : 모자 벗으면 안 돼요?]
[롯데 관계자 : 안 됩니다~.]

[김효주 : 아~ 오늘 머리 40만 원 짜리인데 보여드릴 수가 없네요. 예쁘게 나와야 되는데…기자님, 저 어제 잠을 잘 못잤는데 피부 이상하지 않아요?]

인터뷰 중에도 솔직하고 순수한 성격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기자 : 초대형 계약을 하게 됐는데 사고 싶은 거 없어요?]
[김효주 : 제가 옷 사는 걸 좋아해요. 며칠 전 쇼핑몰 가서 카디건을 봤는데 30만 원이래요. 너무 비싸서 바로 포기했죠. 그냥 '안녕히계세요~'하고 나왔어요.]

[기자 : 지금까지 본인이 직접 산 물건 중 가장 비싼 것은?]
[김효주 : 14만 8천 원짜리 셔츠였어요. (한연희) 코치님 생신 선물로 샀는데 지갑에 딱 14만 8천 원 들어 있더라구요. 돈 내고 나니까 지갑에 빵원(0원) 남았어요.]

[기자 : 미국 가면 캐디는 새로 구할 건가요?]
[김효주 : 현재의 캐디 오빠랑 같이 가고 싶긴 해요. 제가 아직 영어가 짧으니까요. 거리 불러줄 때 '원 써리(130야드)'라고 했는데 '원 써틴(113야드)'이라고 알아듣고 클럽을 잘 못 잡으면 어떡해요? (웃음) 그래도 미국 코스를 잘 아는 사람이 필요할 것 같기도 하고 아직 잘 모르겠어요.]

[기자 : 영어 공부는 하고 있나요?]
[김효주 : 매일 저녁 8시 반부터 20분씩 남자 원어민 선생님과 화상통화하는데 이 선생님이 무척 재미있고 친절하세요. 요즘처럼 비시즌에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하고요, 시즌 시작되면 주 2~3회 정도 할 것 같아요.]

[기자 : 동계 훈련 때 무엇을 보완하고 싶나요?]
[김효주 : 일단 체력 보강 훈련을 할 거고요. 양잔디에서 숏게임 연습을 많이 해야 할 것 같아요. 60야드 이내 거리에서 웨지샷을 핀 2~3m 이내에 붙이는 연습을 집중적으로 할 예정이예요.]

[기자 : 미국 진출 첫 해 목표는?]
[김효주 : 한국에서도 KLPGA 신인상을 받았는데 미국 LPGA에서도 신인상 받았으면 좋겠어요. 내년 전반기에 는 적응 기간이 좀 필요할 것 같고요. 하반기에 우승을 노려봐야죠.]
김효주 롯데그룹과

김효주는 10대 소녀답게 호기심도 많습니다. 기자가 진행하는 SBS 골프채널 <골프투데이> 프로그램의 '위너스 토크' 코너에 출연했을 때 에피소드 하나 소개해 드리죠.

일반적으로 운동 선수들이 방송국 스튜디오에 들어서면 밝은 조명과 여러 각도에서 자신을 비추는 카메라에 압도돼 얼굴 표정이 굳어지고 위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자신에게 무슨 질문을 할 것인지 미리 진행자에게 물어보고 대답을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김효주는 달랐습니다. 특유의 명랑한 성격으로 카메라 감독과 금방 친해지더니 이내 호기심이 발동합니다.

"제가 한번 카메라 잡아봐도 돼요?"

뜻밖의 질문에 당황한 카메라 감독이 선뜻 자리를 내주자 김효주는 신기한 듯 앵글을 이리저리 돌려보면서 큰 눈이 더 휘둥그래졌습니다.
김영성 취파
진행자인 여자 아나운서가 녹화 직전 골프 뉴스를 빠른 속도로 예독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며 또 한마디 합니다.

"와~무슨 랩하는 것 같아요. 진짜 빠르다. 대~박."

그리고 자신의 출연 코너 녹화가 끝났는데도 다른 출연자와 달리 스튜디오를 떠나지 않습니다. 왜 안 가냐고 묻자 "뉴스 어떻게 하는지 구경하고 싶어요. 재미있어요."라는 대답이 돌아옵니다.

그 순간 만큼은 필드를 호령하는 '괴물 승부사'가 아니라 호기심 많은 대학교 1학년 방송국 견학생이었습니다. 이런 끝없는 호기심과 밝고 낙천적인 성격, 특유의 배짱과 도전 정신으로 무장한 김효주가 내년 시즌 한국과 미국 무대를 오가며 어떤 활약을 펼칠지 궁금하고 또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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