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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세공이 빛나는 영화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

화려한 세공이 빛나는 영화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
"내가 지금까지 맡은 가장 큰 프로젝트다."(리들리 스콧)

"이제껏 내가 연구해본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와 캐릭터였다."(크리스천 베일)

오는 3일 개봉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을 연출한 스콧 감독과 주인공 모세를 연기한 크리스천 베일의 설명이다.

구약성서에서 전하는 히브리 민족의 출애굽, 즉 이집트를 떠나 가나안 땅에 이르는 여정을 담은 영화는 무엇보다 화려한 세공 솜씨가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영화 줄거리는 성경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기원전 1천300년 이집트 왕궁에서 형제처럼 자랐으나 적으로 맞서게 되는 모세(크리스천 베일 분)와 람세스(조엘 에저튼)가 이야기의 두 축을 형성한다.

파라오가 된 람세스는 "한 남자가 전투에서 지도자의 목숨을 구하며 그가 훗날 지도자가 된다"는 제사장의 예언을 듣고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바 있는 장군 모세의 존재를 두려워한다.

람세스는 모세가 이집트인들이 노예로 부리는 히브리 핏줄이라는 비밀을 알게 된 다음 그를 사지와 다름없는 유배지로 보낸다. 죽을 고비를 넘긴 뒤 평범한 양치기로 살던 모세는 10년이 흐른 뒤 신의 계시를 받고 동족을 구하러 멤피스로 향한다.

모세를 제거하려는 람세스와 400년간 노예로 살았던 40만 명의 히브리인들을 자유인으로 만들어 '약속의 땅'으로 인도하려는 모세의 대결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영화는 '글래디에이터'(2000)로 역사물에서 재능을 인정받았던 스콧 감독의 작품답게 거대한 규모의 볼거리를 선사한다.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청년 람세스와 모세가 히타이트를 상대로 벌인 카데시 전투의 스펙터클이 관객들을 압도한다. 야외 세트를 실제 크기로 지어 재현한 고대 이집트 왕국의 화려한 모습도 눈을 잡아끈다.

피로 물든 나일강과 개구리 떼, 파리 떼, 지독한 피부병, 메뚜기 떼, 우박, 가축의 죽음, 파라오 아들도 무사치 못했던 맏아이들의 죽음 등 고대 이집트에 닥친 10가지 재앙을 극사실적으로 표현한 영상도 흥미로운 볼거리 중 하나다.

베일이 연기하는 모세는 우리에게 익숙한 선지자보다는 담대한 혁명가의 모습에 가깝다. 이 때문에 영화도 모세를 다룬 다른 작품들보다 종교적 색채가 덜한 느낌이다.

스콧 감독은 "모세의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억압에 대한 자유 승리라는, 시대를 초월하는 소재에 영감을 줬다"면서 "모세는 근대적 맥락에서도 혁명가이자 자유의 화신"이라고 밝혔다.

'스포일러'인 구약성경 출애굽기가 대중에 잘 알려진 만큼 스콧 감독의 독창적인 재해석을 예상했으나 기대에 못 미친다. 그 때문에 스펙터클한 볼거리에 눈이 익숙해진 중반 이후의 이야기 전개가 더 지루한 감이 있다.

12월3일 개봉. 12세이상관람가. 상영시간 154분.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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