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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북한 정세의 '골든타임'…6자회담국들이 움직인다

[취재파일] 북한 정세의 '골든타임'…6자회담국들이 움직인다
우리나라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일 러시아로 출발했습니다. 황 본부장은 3일 러시아에서 러시아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고르 마르굴로프 외교부 아태담당 차관과 회담할 예정입니다.

황 본부장의 방러는 시점상 북한 최룡해 특사의 러시아 방문(10월 17~24일)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황 본부장은 이주 목요일 귀국해, 바로 다음날 미국 6자회담 수석대표인 성 김 대북정책 특별대표 겸 동아태 부차관보와 회담할 예정입니다. 일주일새 한-미-러 간에 북한 문제와 관련한 연쇄 협의가 진행되는 셈입니다.

● 6자회담 당사국들의 심상찮은 움직임

아닌 게 아니라, 최근 보름 사이 북한과 그 주변국들의 발걸음은 빨라지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이 억류했던 미국인들을 석방하면서부터 이런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취파

북한이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을 풀어준 직후인 10월 27일, 미국의 직전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와 신임 차석대표인 시드니 사얼러 특사가 중국, 한국, 일본을 차례로 찾았습니다. 이어 우리나라의 황준국 본부장과 러시아의 마르굴로프 수석대표가 사흘 간격으로 중국을 방문해 중국 측 수석대표와 회담했습니다.

이후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 국장의 극비 방북이 있고, 케네스 배와 매튜 토드 밀러도 석방됩니다. 지난달 17일 최룡해 특사가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북한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도 동행했습니다. 따라서 당시 북-러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도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제 다시 황준국 대표가 러시아를 가고, 황 대표가 돌아오면 성김 신임 수석대표와 회담을 하게 됩니다.

만남의 횟수도 횟수지만, 미국이 중국이나 한국을 매개로 유엔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북한과 간접적으로나마 접촉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주목할 만 합니다. 이렇게 6자회담국 수석대표들이 연쇄적으로 움직이는 건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아주 오랜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2월까지 대북대화 재개 노력 이어질 듯

이런 움직임들이 얼어붙은 북한 정세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끌고 있습니다. 일단 객관적인 상황은 좋지 않습니다. 지난달 유엔 3위원회를 통과한 북한인권결의안은 이달 중순쯤 유엔 총회에서 채택될 예정입니다. 오는 17일 김정일 3주기를 맞게 되는 북한으로서는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어쩔 수 없이 이달 말 정도까지는 북한 정세가 계속 냉각상태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이후 독수리 훈련과 키리졸브 훈련이 열리는 3월 이전까지는 이렇다할 악재가 없습니다. 1, 2월 두 달이 대북정책에 있어서 '골든타임'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 시기에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지 못한다면,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이나 4차 핵실험 등 대형 도발을 일으키면서 한반도 정세를 위태롭게 만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픽_오바마 북한

●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 가능성은?

관건은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 여부입니다. 지금처럼 미국이 수동적인 '전략적 인내' 기조를 유지한다면, 대화 재개는 사실상 힘들어 보입니다. 오바마 행정부도 중간선거에서 패배하면서 새로운 정책을 도입할 수 있는 동력을 상당 부분 상실한 상태입니다. 미국 의회도 ISIL 등 중동 문제 때문에 사실상 한반도 문제에 별 관심이 없습니다.

성 김 수석대표가 전임자들과 달리 직급이 차관보에서 부차관보로 한 단계 내려가는 바람에, 자율적인 업무 추진이 힘들 거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러셀 동아태 차관보와 러셀의 사람으로 분류되는 사일러 차석대표에 밀려 제 뜻을 펴기 힘들다는 겁니다.

그러나 한 정부 당국자는 "관심이 크게 없기 때문에 대북정책 변화가 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즉, 이해관계가 많이 얽혀 있는 중동문제보다는 당국자의 의지가 더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성 김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역할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특히 성 김은 북한과의 협상에 참여한 적도 있고, 주한대사도 역임했기 때문에 대화 재개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걸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성 김의 이번 주 한국 방문 이후, 미국의 대북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바뀔지 한 번 지켜볼 일입니다. 


▶ 황준국 러시아 방문…주 후반엔 성 김과 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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