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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퍼거슨 백인 경관, 잠행 중 극장서 소일

미국 퍼거슨 백인 경관, 잠행 중 극장서 소일
비무장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18)을 사살해 미국 미주리 주 소도시 퍼거슨 시를 넉 달 가까이 마비시키는데 계기를 제공한 백인 경관 대런 윌슨(28)은 어떻게 대중의 눈을 피해 다녔을까?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 이후 음지에서 양지로 나온 윌슨은 ABC 방송과 인터뷰를 하고 자신의 정당방위를 적극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와 때를 맞춰 그의 변호인도 그간 알려지지 않은 윌슨 경관의 잠행을 보따리에서 하나씩 꺼내듯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27일(현지시간) CNN 방송과 워싱턴포스트를 보면, 닐 브런트래거 변호사는 퍼거슨 사태 발발 후 자신의 집 주소가 온라인에 떠돌자 윌슨 경관이 서둘러 짐을 챙겨 나와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도피에 가까운 생활을 했다고 소개했습니다.

브런트래거 변호사에 따르면, 집 앞 잔디를 깎던 윌슨 경관은 자택이 대중에 노출됐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세 시간 만에 간단히 짐을 꾸려 집을 떠난 뒤 다른 변호인 중 한 명의 집에 잠시 머무는 등 동가식서가숙하며 살해 위협을 피해 다녔습니다.

브런트래거 변호사는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으나 윌슨 경관이 정체를 숨기려고 다양한 테크닉을 배웠다며 그가 변장하고 다녔을 가능성도 언급했습니다.

윌슨 경관은 또 눈에 띄지 않도록 어두운 극장에 가는 것을 선호했습니다.

브라운의 억울한 죽음과 인종차별에 항거하는 시위대가 100일 이상 퍼거슨 시를 점거하고 경찰 당국과 대치하는 등 도시 전체가 결딴날 기세였으나 윌슨 경관은 잠행 중 10월에는 9살 연상의 경찰서 동료와 재혼도 했습니다.

브랜트래거 변호사는 이미 흑인 사회의 공적이 된 마당에 윌슨 경관의 목숨이 위태롭다며 조만간 사직할 것이라고 확언했습니다.

또 다른 변호인인 그레그 클레어펠은 "총격 사건이 벌어진 지 1시간 만에 윌슨 경관과 만났다"면서 "그는 당시 자신이 브라운의 엄청난 힘에 눌렸다고 진술했고, 이런 진술은 대배심, 미 연방수사국(FBI), 법무부 조사에서 일관성을 유지했다"고 CNN 방송에 말했습니다.

윌슨 경관은 최근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마치 프로레슬러 헐크 호건(브라운을 지칭)에게 붙잡힌 5살 소년 같았다"면서 몸싸움 후 브라운을 사살한 것은 경찰로서의 정당한 집행이었다는 점을 부각했습니다.

이에 대해 브라운의 유족은 "제정신으로 한 말이냐"며 격분한 뒤 "그는 살인마"라고 반박했습니다.

대배심이 사건 목격자의 증언을 대부분 수용하지 않은 채 사실상 윌슨 경관의 증언만 수용해 불기소 결정을 내린 사실이 드러나면서 조사 과정의 부당함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현재 미국 전역에서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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