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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호르몬 프탈레이트, 아이들 뇌 발달에 악영향"

대표적 환경호르몬으로 꼽히는 프탈레이트(phthalate)가 아이들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악화시키고, 두뇌발달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탈레이트는 냄새와 색이 없는 액체 기름으로 플라스틱에 섞어 쓰면 탄력성과 내열성, 광택 등을 높일 수 있다.

화장품, 어린이용 장난감, 주방·화장실 세제, 방과 거실의 바닥재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이 물질은 주로 음식에 녹아들어 체내에 유입되는데 지하수와 강, 마시는 물에서도 발견된다.

특히 PVC로 만들어진 장난감에서 유출된 프탈레이트는 유아의 입을 통해 몸에 유입될 수 있다.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정신과 김붕년 교수팀(김재원·홍순범·박수빈)은 ADHD 아동 180명과 일반아동 438명의 소변에서 프탈레이트 대사물질의 농도를 비교 분석해보니, ADHD 아동이 일반아동보다 크게 높았다고 25일 밝혔다.

연구팀은 3가지 프탈레이트 대사물질의 농도를 측정했는데 MEHP(ADHD군 48.2μg/g, 대조군 25.3μg/g), MEOP(ADHD군 44.0μg/g, 대조군 20.5μg/g), MBP(ADHD군 66.0μg/g, 대조군 50.9μg/g) 모두 같은 결과를 보였다.

프탈레이트는 또 ADHD 증상 정도와 유형에도 영향을 미쳤다.

연구팀은 프탈레이트의 일종인 DBP(di-n-butyl phthalate) 검출 농도가 10배 높아지면 아이들의 행동장애수치(DBDS)가 7.5배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쉽게 말해 아이들이 7.5배가량 더 공격적이고 충동적인 성향이 되는 셈이다.

연구팀은 ADHD 아동 115명을 대상으로 MRI(자기공명영상) 촬영을 한 후 뇌피질 두께와 프탈레이트 농도와의 연관성도 분석했다.

그 결과 프탈레이트 대사물질인 DEHP(Di(2-ethylhexyl) phthalate)가 높은 아동일수록 우전두엽과 측두엽의 피질 두께가 더 얇게 나타나는 발달지연 소견을 보였다.

우전두엽과 측두엽은 공격성, 과잉행동, 불복종, 짜증, 비행처럼 밖으로 드러나는 행동상의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연구팀은 ADHD 환자에서의 프탈레이트 노출이 ADHD에 수반되는 공격적 행동문제를 악화시키는 메커니즘으로 뇌 발달의 이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했다.

김붕년 교수는 "프탈레이트가 아이들의 뇌 발달, 특히 공격성 문제와 연관된 측두엽 부위의 발달을 저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세계 최초의 뇌 영상 실증연구"라며 "공격성 품행장애를 보이는 아이들, 공격성을 보이는 우울·불안증 아이들을 대상으로도 추가적인 뇌 영상 연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논문은 국제학술지 정신의학저널(Psychological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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