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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데뷔 기대 매스스타트 '흥미진진 전략싸움'

동메달 이승훈 "재미있는 경기…팀워크도 중요"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하려 추진하는 스피드스케이팅의 새 종목 매스스타트가 국내에서 열린 국제대회에서 첫선을 보였다.

23일 서울 공릉동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2014-201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2차 대회의 정식 종목 중 마지막 순서로 치러진 매스스타트는 기대대로 치열한 '전략 싸움'을 보여주며 기존의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와는 색다른 즐거움을 안겼다.

장거리의 간판스타 이승훈(26·대한항공)이 출전한 남자 매스스타트 경기에서는 주목받지 못하던 안드레아 지오반니(이탈리아)가 70점을 받아 하랄즈 실로브스(라트비아·40점), 이승훈(20점)을 제치고 우승했다.

쇼트트랙 경기와 비슷하게 트랙 구분없이 여러 선수가 함께 달려 순위를 가리는 매스스타트는 4바퀴마다 순위에 따라 중간 포인트를 주고, 마지막 골인 순서로 다시 포인트를 매긴다.

이날 지오반니는 초반인 3바퀴째부터 앞으로 치고 나가는 전술을 들고 나와 금메달을 차지했다.

경기를 마친 이승훈은 "초반에 몇몇 선수가 앞질러 가면서 1·2그룹이 나뉘었다"면서 "2그룹에서는 선수들이 같은 팀이 돼서 번갈아 쫓아가 줘야 하는데, 이날은 서로 눈치를 보느라 앞으로 나가지 않아 격차를 좁힐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보통 팀플레이에 익숙한 쇼트트랙에서는 앞으로 치고 나가는 선수가 나오면 뒤 그룹의 선수들이 팀워크를 발휘하며 격차를 좁혀 결국 앞선 선수가 지치면 따라잡을 수 있는데, 이날은 그런 전략이 통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승훈은 아울러 "쇼트트랙은 앞서 나가더라도 거리가 짧은 반면, 스피드스케이팅은 거리가 길기 때문에 힘을 더 많이 써야 하는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 이런 전략은 후반에 약한 네덜란드의 선수들이 즐겨 사용하지만, 이날은 예상치 못한 선수가 튀어나오면서 대응이 어려워진 측면도 있다고 한다.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지오반니의 '깜짝 전략'이 먹혀든 셈이다.

쇼트트랙처럼 치밀한 전략과 팀플레이가 주는 즐거움이 이날 매스스타트 경기에서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이승훈은 "확실히 쇼트트랙과 비슷한 느낌이 있다"면서 "나와 김철민, 실로브스 등 쇼트트랙 출신의 선수들이 코너에서 잘 돌고, 안쪽 코너를 잘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속도감은 더 빠르게 느껴진다"면서 "쇼트트랙은 인코스에서 파고드는 게 쉬운데, 이 종목은 직선에서 밖으로 추월하는 게 수월하다"고 다른 점도 덧붙였다.

쇼트트랙과 흡사한 점이 많은 만큼, 매스스타트는 분명히 코너워크와 전략에 익숙한 한국 선수들이 강점을 보일 수 있는 종목이다.

경기를 거듭하고 서로 전략이 분명해질수록 이 강점은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승훈은 "다시 오늘 같은 전략이 통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팀워크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 만큼, 다음 대회에서는 오늘과 같은 상황이 나올 수 있으리라는 점을 예측하고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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