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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FBI, 전직 고위 외교관 기밀누설 조사

파키스탄 관리 통신감청서 포착…가택수사에 비밀사용허가권 박탈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파키스탄 정부에 기밀정보를 누설한 혐의로 전직 고위 외교관을 조사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외교관은 국무부에서 30년간 일하다 2005년 퇴직한 여성 외교관인 로빈 레이펄(67)로, 파키스탄 전문가로 알려졌다.

과거 빌 클린턴 대통령의 재임 시절 국무부 서아시아 담당 차관보와 튀니지 대사까지 지낸 고위직이다. 고위직 출신 외교관에 대한 조사 자체가 흔치 않은 일이어서 미 외교가에 파장을 낳고 있다.

미국 정부는 올해 통신수단 감청에서 '파키스탄 정부가 미 국무부 출신의 전직 외교관으로부터 미국의 기밀정보를 받고 있다'는 내용의 한 파키스탄 관리의 발언을 포착하면서 수사에 착수했다.

FBI는 지난 수개월 동안 레이펄을 비밀리에 감시한 데 이어, 지난달 영장을 발부받아 워싱턴DC 근교에 있는 그녀의 집을 수색해 내부에서 기밀 정보들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레이펄은 이후 비밀정보 사용허가권과 국무부 출입자격을 빼앗겼다. 레이펄은 지금까지는 기소되지 않은 상태다.

이번 수사의 범위는 물론 파키스탄 관리의 발언 내용, 미국이 감청한 통신수단의 종류 등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수사 과정이 공개된 것도 이례적이다.

레이펄은 파키스탄 정부에 폭넓은 인맥을 지닌 외교관으로, 파키스탄이 미국의 확고한 우방으로 역할을 했던 시절에 승승장구 했다.

그러나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한 후 파키스탄이 알카에다와 내통하고 있다거나, 파키스탄이 정보수집을 위해 미국에 다수의 이중간첩을 보냈다는 등의 의혹이 제기되면서 파키스탄에 우호적인 그녀의 입지도 좁아졌다.

그럼에도, 그녀는 전문성을 인정받아 국무부 퇴임 후 파키스탄 정부를 위한 로비스트로 한동안 일하다가 국무부 고문으로 다시 채용됐다.

이어 2009년 리처드 홀브루크가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특사로 임명되자 파키스탄 주재 미국대사관에서 원조금을 분배하는 업무를 맡아 올해 초까지 일했다.

NYT는 국가기밀을 집으로 가져간 것은 범죄에 해당하지만, 과거 사례들을 볼 때 기소까지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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