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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줄 알았던 탈출 황새, 야생에서 '훨훨'

<앵커>

경남 하동 일대에서 천연기념물 황새 4마리가 겨울나기에 들어갔습니다. 이 중에는 지난봄에 황새 연구원을 탈출해서 죽은 줄 알았던 녀석도 포함돼 있습니다.

송성준 기자가 보여드립니다.

<기자>

지난 4월 한국교원대의 황새복원센터에서 사육 중이던 황새 한 마리가 우리를 탈출했습니다.

자연적응 훈련을 받지 않았고 다리에 상처까지 있던 이 황새는 곧바로 폐사했을 것으로 연구원 측은 추정했습니다.

그런데 이 황새가 지난 6일, 7개월 만에 경남 하동에서 발견됐습니다.

미호라고 불리는 이 황새는 연구원에서 붙인 인식표를 그대로 달고 있었고, 다리는 깨끗하게 나아 있었습니다.

미호는 그사이 일본에서 날아온 또 다른 황새, 봉순이와 친구가 됐습니다.

미호와 봉순이는 모두 암컷입니다.

지난달에는 미호와 봉순이가 러시아에서 겨울 철새로 날아온 수컷 황새, 하동이와 희망이를 만났습니다.

황새 네 마리가 함께 왕성한 먹이 활동을 하는 모습이 목격됐습니다.

[도 연/스님, 황새연구가 : 먹을 수 있는 것은 통째로 삼키기도 하고 먹을 수 없는 것은 잘게 부숴서 쪼개서 먹기도 하고, 큰 뱀장어도 잡아먹기도 하고 게, 조개까지 다 먹고 있습니다.]

이 황새들은 최근 하동 습지 주변에서 겨울나기에 들어갔습니다.

밤에는 천적을 피할 수 있는 높은 고압선 위에서 외발로 잠을 청합니다.

하동 습지는 강과 바다가 만나는 지역으로 먹잇감이 풍부해 월동지로는 좋은 조건을 갖췄습니다.

[한동욱/박사, 국립생태원 기초생태연구 본부장 : 먹이터와 잠자리, 그리고 피난처, 이 지역은 그런 아주 좋은 조건을 가졌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한반도에 텃새로 살았던 황새는 지난 1971년, 충북 음성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이후 국내 야생에서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내년 봄 월동하는 황새들 사이에서 2세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 화면제공 : 도연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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