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이스라엘의 테러 용의자 주택 파괴…'연좌제' 논란

이스라엘 정부가 최근 테러 용의자의 가족이 사는 주택을 파괴하는 정책을 실행하면서 이러한 조치가 무고한 가족에게까지 가혹한 징벌을 가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2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스라엘 공병대는 전날 예루살렘에서 테러를 벌인 팔레스타인인 압델 라흐만 알샬루디가 살던 동예루살렘 실완 지역의 집을 철거했다.

이스라엘군이 철거한 건물에는 알샬루디 가족을 포함해 네 가족이 살고 있었다.

이들 가족은 건물이 철거되기 전 다른 곳으로 대피했다.

이스라엘군 병력은 건물 철거 당시 주변 지역을 전면 통제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알샬루디가 지난달 서예루살렘 시내 트램(노면 전차) 역을 향해 차를 몰고 돌진하는 바람에 3개월 된 미국 국적의 아기와 여성 한 명이 숨졌다.

이스라엘군은 또 지난 5일 예루살렘 지역을 동서로 나누는 도로 주변의 보행자를 덮쳐 1명을 숨지게하고 13명을 다치게 한 이브라힘 아카리의 가옥도 조만간 철거키로 했다고 dpa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아카리의 한 친척은 이스라엘 군인들이 한밤중에 찾아와 48시간 이내로 이 가옥이 철거될 것이라고 통보했다고 팔레스타인 와파통신에 말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지난 18일 발생한 서예루살렘 시나고그(유대교 회당) 테러사건을 계기로 용의자 2명의 가족이 사는 동예루살렘 자발 알무카베르 지역을 콘크리트 벽돌로 봉쇄했다.

또 가족 14명을 강제 연행해 조사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 사건 직후 '단호한 대응'를 다짐하며 "시나고그 테러범과 이전에 테러를 저지른 팔레스타인인의 집까지 모두 밀어버리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들의 집도 곧 해체될 것으로 보인다.

이츠하크 아하로노비츠 이스라엘 치안장관은 지난 18일 라디오에 출연해 시나고그 테러 용의자들의 집을 철거하겠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테러 용의자 가옥을 철거하는 정책이 실효성을 거둘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일고 있다.

하레츠는 '테러리스트들의 가옥 파괴는 단지 공허한 복수에 불과하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매체는 또 "이스라엘군도 이러한 집단 처벌이 비효율적이라는 견해를 대체로 수용하고 있다"며 이번 가옥 파괴가 도덕적으로 논란의 소지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도 지역 주민의 말을 인용해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의 이번 조치를 가족으로까지 확대한 '집단 처벌'로 간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스라엘에 비생산적인 가옥 철거를 징벌적 수단으로 사용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 정책이 연좌제라며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이스라엘은 테러범의 집을 철거하는 조치가 테러 감소 효과가 없다는 이유로 2005년 중단했다가 올해 초부터 법원의 허가를 받는 조건으로 재개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