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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촌 아이들과 함께…천막학교 지은 한국인

<앵커>

3년 이상 계속된 내전으로 미래를 빼앗긴 시리아 난민촌 아이들 이야기, 어제(18일) 전해 드렸죠. 이런 난민 아동들의 잃어버린 꿈을 되살려주고 있는 한 한국인이 있습니다.

정규진 특파원이 레바논에서 직접 만나봤습니다.

<기자>

레바논 베카 밸리 시리아 난민촌 천막에 아이들이 하나 둘 모여듭니다.

칠판도 책걸상도 없지만 배움에 대한 열정은 뜨겁습니다.

[집… 사과…]

잊고 싶은 기억을 그리는 미술 시간입니다.

아이들의 스케치북에는 한결같이 헬기와 탱크가 나타나고, 집으로 폭탄이 날아듭니다.

시리아 어린이 4명 가운데 3명은 내전으로 가족이나 지인이 죽는 걸 직접 봤고, 절반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압델 무헤민/시리아 난민(11살) : 시리아 정부군이 집을 폭격하고 사람들을 죽이는 장면이 꿈에 나타나 비명을 지르며 잠에서 깨요.]

아이들이 그린 미래에는 대부분 집이 등장합니다.

전쟁으로 일상이 파괴된 아이들에게 집은 가장 그리운 공간입니다.

[안와르/시리아 난민(9살) : 지금은 레바논의 천막에서 살지만 언젠가는 시리아의 우리 집으로 돌아갈 거예요.]

시리아 아동에게 학교는 단순한 배움의 장소를 넘어섭니다.

전쟁으로 상처받은 마음을 치료하는 병원이기도 합니다.

정병훈 목사는 3년 전 난민 구호활동을 위해 베카 밸리에 왔다가 꿈을 잃고 방치된 아이들을 위해 이 천막 학교를 열었습니다.

[정병훈/난민 천막학교 설립자 : 정서적인 피로가 많이 있더라고요. 또 어떤 아이는 밤에 자다가 오줌싸고 꿈에 악몽을 꾸는 그런 아이들이 초창기에는 많았습니다. 그래서 아이들하고 좀 놀아줘야겠다.]

낯선 이방인을 꺼리던 난민들은 이제 정 목사를 가족처럼 대합니다.

[자이납/천막학교 학부모 : 우리 애는 쓰는 건 커녕 펜을 잡는 법도 몰랐어요. 덧셈 뺄셈도 몰랐는데 이제는 아주 잘해요.]

난민촌 아이들에게 배움은 유일한 희망이지만, 학교라고는 구호단체와 개인이 세운 대안학교 3곳이 전부입니다.

(영상편집 : 이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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