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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20년 만에 돌아온 바보 '덤앤더머투'…웃기는데 왜 슬프죠

[리뷰] 20년 만에 돌아온 바보 '덤앤더머투'…웃기는데 왜 슬프죠
영화 '덤 앤 더머 투(to)'는 속된 말로 웃프다. 20년 만에 돌아온 바보 콤비는 보는 이를 배꼽 빠지게 웃긴 다음 왠지 모를 짠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뀌고도 남을 20년이라는 세월의 무게 탓이다. 어떤 관객에게는 귀환만으로도 더없이 고맙겠지만, 어떤 이들에겐 너무 늦게 온 속편이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를 일이다.

오로지 개그 하나만을 위해 20년 동안 환자인 척했던 로이드(짐 캐리)는 친구 해리(제프 다니엘스)를 완벽히 속이자 가뿐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간다.

어느 날 두 사람은 과거의 연인, 프리다 펠처로부터 아이가 생겼다는 엽서를 받는다. 그들은 아버지가 된다는다는 말에 무척 좋아하지만, 그 엽서는 20년 전에 배달된 것이었다. 로이드와 해리는 딸의 행방을 찾기 위해 긴 여정에 오른다. 

'덤 앤 더머'(Dumb and Dumber)는 멍청하고 바보스러운 행동으로 웃음을 유발하는 두 명의 남자를 콤비로 일컫는 말로 1994년 영화가 개봉한 후 전 세계 공용어가 됐다.

화장실 유머의 시초격인 '덤 앤 더머'는 짐 캐리-제프 다니엘스 콤비의 맹활약에 힘입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개봉 당시 2억 달러가 넘는 극장 수익을 올리며 그해 할리우드에서 가장 흥행한 영화 중 한 편으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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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전편의 화려한 성공에도 불구하고 속편이 나오기까지는 무려 20년이나 걸렸다. 다행인 것은 1편의 스타 두 명이 귀환하고, 영화의 흥행을 이끈 바비 패럴리, 피터 패럴리 형제를 비롯한 제작진들이 그대로 합류했다는 점이다.

영화는 전편과의 연결고리로 관객에게 향수 젖은 유머를 선사한다. 로이드와 해리의 캐릭터는 20년 전과 변함없을뿐더러 이들은 끊임없이 과거를 언급하며 팬들의 기억을 소환시킨다. 1편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양치기 개 자동차도 등장한다. 또 재등장을 예고했던 이웃집 소년 빌리(브래디 브룸)의 출연까지, 이 영화를 사랑하는 팬들에게는 모든 것이 특별하게 다가올 만한 선물이다.

짐 캐리는 그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슬랩스틱 연기로 여전히 특급 코미디 배우임을 보여주고, 제프 다니엘스는 지성미 넘치던 '뉴스룸'의 앵커 맥어보이가 맞나 싶을 정도로 천하에 둘도 없는 바보로 돌아왔다.

배우와 제작진의 열정은 영화 곳곳에서 드러나지만, 엄청난 시간의 흐름을 속일 수는 없다. 두 배우는 영화에서 푯값이 아깝지 않은 코미디 연기를 선보임에도 얼굴 깊이 새겨진 주름은 보는 이를 짠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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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화장실 유머'를 바탕으로 한 코미디 영화 역시 전성기를 지났다. '19곰 테드'와 '밀리언 보이즈'를 만든 세스 맥팔레인 감독이 패럴리 형제의 뒤를 이어 활약하고 있지만, 20세기의 코미디와 21세의 코미디는 엄연히 다르다.

뒤쳐진 감각도 아쉬움을 자아낸다. '덤 앤 더머 투'는 기발한 상황이나 신선한 개그보다는 배우의 개인기에 의존하는 코미디를 보여준다. 그러나 반복된 웃음은 내성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짐 캐리와 제프 다니엘스의 투맨쇼는 때때로 썰렁한 순간을 만들기도 한다.

이같은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덤 앤 더머'를 좋아했던 팬들에게는 필람(必覽) 무비다. 20년이나 늦게 도착한 속편이지만, 북미에서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인터스텔라'와 디즈니 애니메니션 '빅히어로6'를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무엇보다 전편 오프닝 스코어의 두 배가 넘는 극장 수익을 올려 제작진의 도전이 무모하지 않았음을 상업적으로도 증명했다. 이쯤 되면 관객들은 두 바보의 귀환에 무조건 열광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듯 싶다. 11월 27일 개봉, 상영시간 109분, 15세 관람가.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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