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새정치, 선수도 깃발도 보이지 않는 '이상한 전대'

새정치, 선수도 깃발도 보이지 않는 '이상한 전대'
새정치민주연합이 내년 2월8일을 D-데이로 당권 레이스의 닻을 올렸지만, 정작 링 위에 오를 선수단의 진용은 오리무중이다.

출마 예상자들의 리스트만 당 안팎에서 무성하게 돌아다닐 뿐 공식적으로 출마를 공식화한 주자는 나타나지 않으면서다.

백척간두에 선 당의 명운을 좌우할 전대라는 절박함에도 불구, 재집권을 위한 구체적 비전·노선 경쟁은 실종된 채 당 주도권을 둘러싼 계파간 신경전만 고조되면서 구태의연한 계파다툼의 재판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내부에서도 고조되고 있다.

"선수도 깃발도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 당 안팎에서도 심심치 않게 도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현재 당 안팎에선 문재인 박지원 정세균 비대위원의 당권 도전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세 사람 모두 '군불'만 땔 뿐 전대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직접적 언급을 피하고 있다.

비대위라는 임시 지도부에 발이 묶여 있다는 것도 이들의 공식 당권 행보를 어렵게 하는 현실적 요인이다.

당내 일정한 지분을 가진 계파 수장인 이들 3인 가운데 일부가 전대에 불참할 경우 판 자체가 출렁일 수 있어 당내에서는 이들의 '입'만 쳐다보며 촉각을 세우는 분위기이다.

김한길-안철수 투톱 체제 붕괴 이후 구심점을 잃은 비노(비노무현) 진영에선 뚜렷한 대표주자를 찾지 못한 채 '문재인 불가론' 확산 시도에 주력하고 있다.

이른바 '당권-대권 분리론'과 문 의원이 대표가 될 경우 당이 쪼개질 수 있다는 '분당 위기론' 을 앞세워 문재인 대세론을 차단하려는 포석인 셈이다.

문 의원과 맞설 강력한 대항마 물색에 애를 먹고 있는 '인물난'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비노발(發) '문재인 배제론'과 분당론에 대해 18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특정인 불가론은 또 하나의 계파 이기주의", "있을 수 없는 논리"라고 쐐기를 박기도 했다.

비노 진영 일각에선 김부겸 전 의원, 안철수 전 대표, 박영선 전 원내대표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당사자들은 손사래를 치거나 아직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원내대표직 사퇴 후 최근 정책 행보를 매개로 공식활동을 재개한 박 전 원내대표도 19일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 당권 출마 문제와 관련, "아직 거기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시기적으로 (답변하기에) 적당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86(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 그룹' 사이에선 세대교체론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이미 기성정치권에 진입한 지 오래된 이들 역시 '젊은 피'와는 거리가 있다는 점에서 그다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전대 때마다 판을 달구던 노선 경쟁도 아직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당 재건과 정권창출을 위한 비전과 가치는 사라진 채 차기 총선 공천권 등을 노린 계파간 세대결 양상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제기되는 것이다.

비노 진영 인사들을 중심으로 이미 정계은퇴를 선언, 전남 강진으로 낙향한 손학규 상임고문을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도 친노 결집에 맞서기 위한 비노측의 세확산 시도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게임의 규칙'인 전대 룰 논의 및 지역위원장 선정을 놓고도 갈길이 먼 상황이다.

당 혁신실천위 차원에서 현역 의원 등의 특정 캠프 참여 금지 등 계파활동 금지 방안을 마련하긴 했지만, 계파청산을 위한 실효성 있는 수단이 될 것인지에 대해선 회의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야권 관계자는 "아직 예열단계이긴 하지만, 이번 전대를 제대로 치러내지 못한다면 민심 이반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