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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쓰레기 혹은 킬러 위성?" 수상한 러시아 비행물체

"우주쓰레기 혹은 킬러 위성?" 수상한 러시아 비행물체
러시아군이 발사한 것으로 보이는 우주 비행물체가 서방 우주기구의 집중적인 추적을 받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러시아와 서방의 아마추어 천문가와 위성관측자들은 지난 몇 주 동안 '2014-28E'라는 비행물체의 수상한 궤적을 면밀히 추적해왔습니다.

의문의 비행물체는 러시아가 발사한 다른 물체를 향하고 있었으며 지난주에는 스스로를 지구 궤도에 올려놓는 데 사용됐던 로켓과 랑데부(조우)하는 모습도 목격됐다는 것입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당초 이 물체는 러시아가 지난 5월 통신위성 3기를 발사하는 데 사용한 로켓에서 떨어져 나간 우주 쓰레기로 분류됐으나 현재는 미국 NORAD(북미 방공사령부)에서 '39765호 물체'라는 식별번호를 붙여 추적하는 상태입니다.

이 비행물체의 목적에 대해서는 우주 쓰레기 청소, 위성의 보수 혹은 연료 재충전 등 다양한 추측이 나오지만 러시아가 발사 사실을 공표하지 않은데다 특이하면서도 매우 활동적이고 정밀한 궤적을 보여 서방의 흥미를 한껏 자극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철의 장막'이 무너진 뒤 '킬러 위성' 개발계획을 공식으로 포기했으나 관련기술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러시아군 관계자들은 대미 관계가 악화한다면 계획을 재가동하겠다는 뜻을 공언한 바 있습니다.

2010년 러시아 우주군 사령관이었던 올레그 오스타펜코는 러시아가 '정찰'과 킬러' 위성을 다시 개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는 현재 러시아 우주청장을 맡고 있습니다.

의문의 비행물체 목적에 대해 영국 싱크탱크인 채텀하우스의 우주안보 전문가 패트리샤 루이스는 "일부는 민간용, 일부는 군사용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녀는 다른 위성을 노리는 일종의 포획망이나 탄환발사기, 사이버 공격이나 전파 교란을 목적으로 한 위성 등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유럽우주국의 로제타 위성이 혜성 착륙에 성공한 현시점에서 '2014-28E'의 존재는 미미하게 받아들여질지 모르지만 우주 무기에 대한 점증하는 우려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우주 탐사 경쟁이 개막된 이후 상대방의 위성 통신을 파괴하거나 무력화하는 능력은 강력한 군사적 수단으로 간주됐지만 공산권이 붕괴하면서 미국과 구소련의 비밀 프로젝트 상당수가 조용히 폐기됐습니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우주 무기에 대한 관심은 되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채텀하우스의 루이스는 "위성에 대한 사이버 공격은 이미 현실이 됐다"면서 지난주 중국과 연계된 해커들이 미국 정부의 기상위성 정보망에 침투한 사실을 예로 들었습니다.

러시아는 우주에 무기 배치를 막기 위한 국제조약 마련에 앞장섰지만 이들의 노력은 좌절하고 말았습니다.

러시아의 한 군사전문가는 타국이 신속한 기술적 진보를 이루고 서방과의 관계가 악화하면서 러시아의 태도도 바뀌게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중국은 2007년에 이미 위성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었고 미국도 이에 뒤질세라 2008년 동일한 능력을 과시했습니다.

중국이 올해 5월 발사한 스젠 15호 위성은 엄청난 추진 능력을 보여주면서 스젠 7호 위성 요격에도 성공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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