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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라인 - 배재학의 0시 인터뷰] 정일성 촬영감독

<앵커>

거의 60년간 무려 138편의 영화를 촬영하셨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현역이십니다. 한국적인 색채를 담아온 영화계의 살아있는 역사이자 전설이시죠,

최근 영화평론가협회로부터 공로상을 수상한 정일성 감독님 모셨습니다.

춘향전 촬영, 2000년도쯤 취재할 때 뵈었는데, 지금 15년 전 지났는데 똑같으세요. 대단하십니다. 그리고 정말 축하합니다. 영평상 공로상을 받으셨는데, 일단 소감부터.

[정일성/영화촬영감독 : 공로상은, 받고 나면 이제 물러가라 그런 신호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우선 고맙고, 나보다 더 많은 공헌을 하고 공로가 있는 영화인들도 많이 계실 텐데 제가 받게 돼서 개인적으로는 영광스럽지만, 또 많은 영화 하는 사람들에게는 저로 말미암아 섭섭함을 준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들고. 교차가 됩니다.]

실례되는 질문인데, 제가 연세를 여쭤봐야 하는데, 이게 아직도 현역이시기 때문에 많은 사람에게 귀감이 되니. 올해 연세가 86이시죠. 그리고 아직 현역이시고. 최근 근황 좀 알려 주시죠. 또 작품 준비하신다고 들었는데.

[정일성/영화촬영감독 : 나이가 젊을 때는 재미있는 것, 많은 일을 하는 것을 선호하게 되죠. 나이가 이렇게 뉘엿뉘엿하게 되면, 영화를 통해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것인가 라는 어른으로서의 책임감 같은 것을 느끼게 돼요. 그래서 섣불리 안 하게 되요. 그래서 그런 쪽의 일을 할까, 그런 것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기대하겠습니다. 그리고 정일성 감독님 하면, 한번 인연을 맺은 감독님과 참 여러 작품을 하시는데, 그중에서도 임권택 감독님 하면 빼놓을 수가 없는데. 이렇게 오랜 시간 많은 작품을 해온 이유가 있습니까.

[정일성/영화촬영감독 : 조금 생각이 같은 것 같아요. 과거라는 역사를 어떤 시점에서 볼 것인가. 또 현재는, 미래는, 이런 역사관이 우선 같더라고요. 그렇기 때문에 트러블 없이 30여 년을 같이 했던 것이 아닌가.]

말씀 나오신 김에, 영화 '서편제' 하면 롱 테이크 샷이나 '취화선'의 갯벌 장면같이 정말 한국의 색채를 그렇게 담아내셨는데, 감독님이 생각하는 한국 고유의 색은 뭔가요.

[정일성/영화촬영감독 : 우리 한국의 색채는 뭘까, 아픔의 색채가 아닌가, 또 아픔의 미학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어서 저는 아름다운 것에서 한 번도 카메라를 찍어본 일이 없어요. 아름답게 보일 뿐이죠. 척박한 땅에서, 어떤 사람들이 이 땅을 지키고,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찍고 싶은 것이죠.]

후배들 영화를 보고, 한국영화도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변화도 있고, 다양성도 있어졌지만, 대선배로서 한국영화를 어떻게 보시고, 또 후배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정일성/영화촬영감독 : 저는 나쁘다고 보지 않고, 우리보다도 많이 진화된 기자재를 쓰고, 또 경제 여건도 많이 좋아졌기 때문에 조금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다만 너무 잔인한 영화들,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인명 살상이라든지 그런 쪽의 영화들도 재미 쪽으로 있어야 하겠지만, 한국적인 인간, 사람의 편에 서서 사람의 이야기를 하는 그런 영화들도 있어야 하지 않겠나, 감동적으로.]

지금도 작품 계획하고 계시는데, 앞으로 이런 작품을 마음껏 하고 싶다 하는 것이 있다면 소개 좀.

[정일성/영화촬영감독 : 예전에는 욕심이 많았는데, 요즘 욕심이 없거든요. 누구든지 나와 하고 싶어하는 감독이 있다면 항상 일할 준비가 돼 있고, 항상 기다리는 마음으로 준비 하는 거죠.]

좋은 작품 많이 남겨주시고, 한국 영화의 영원한 어른, 지주로 남아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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