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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의사결정 빨라졌다…주역은 요시다 CFO

소니 의사결정 빨라졌다…주역은 요시다 CFO
일본 전자기업 소니의 경영문화가 달라졌다.

사소한 의사결정에도 수년씩 걸리는 고질적 관행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잘나가는 벤처기업 못지않은 날렵한 행보를 선보이는 것이다.

이런 획기적 변화를 몰고 온 주역은 요시다 겐이치로 최고재무책임자(CFO).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요시다는 지난 5월 CFO 취임 이후 처음으로 나선 실적 발표회에서 구조조정 비용과 손실 전망치를 상향하면서 전임자들이 실적 악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다며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과거와의 '선 긋기'에 나선 그의 이례적인 태도는 시장에서 드디어 소니가 변할 때가 된 것 같다는 기대감을 낳을 정도로 신선한 충격을 줬다.

요시다는 지난해 경영진에 합류하자마자 개인용 컴퓨터 부문을 매각하고 TV 부문의 분사를 밀어붙이는 등 구조조정의 강도를 한층 높였다.

또 최근에는 스마트폰 부문의 매출이 기대에 못 미칠 것이 확실시되자 서둘러 실적 전망치를 낮추는 한편 모바일 사업부의 자산 가치를 상각 처리했다.

과거 같았으면 몇 년이 걸렸을 과정이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진행된 것이다.

소니가 엄청난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이처럼 신속한 조치에 나서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요시다 CFO 덕분에 소니가 장기적인 이익을 내는 상황으로 회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표출됐다.

회사 내부에서는 요시다 CFO가 소니 특유의 관료주의를 타파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의 경영문화를 창조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직원들에게는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도이체방크의 나카네 야수오 애널리스트는 "시장에 최대한 빨리 신호를 주고 원하는 바에 귀를 기울이는 등 소통에 탁월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요시다 CFO는 31년의 소니 경력 가운데 상당 부분을 인터넷 사업부에서 보냈으며 전자기기보다는 금융 전문가로 알려졌다.

지난해 전자나 엔터테인먼트 출신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최고 경영진의 자리를 꿰어찬 이후 느려터진 기존의 경영문화에 '기업가 정신'을 불어넣었다.

소니의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인 소넷(연매출 10억 달러)의 규모는 모기업(연매출 700억달러)과 비교가 안된다.

하지만 그가 이끌던 8년간 소넷의 매출은 2배로, 영업이익은 3배로 늘었다.

그는 2008년 소넷을 일본 증시에 상장했고 다수의 인터넷 기업에도 투자했다.

일각에서는 요시다를 포함한 현 경영진이 금융적 기법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탓에 전자와 엔터테인먼트 부문을 주력으로 하는 소니의 장기전략을 제대로 수립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을 내놓는다.

또 전자 부문의 영업환경이 여전히 녹록지 않은데다 단기간에 급성장 가능성을 보이는 사업부도 찾기가 쉽지 않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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