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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지하수가 뜨거워진다

[취재파일] 지하수가 뜨거워진다
지구온난화라고하면 흔히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나면서 지구 표면의 평균기온이 상승하는 것을 말한다. 넓은 의미에서는 온난화의 영향으로 생태계의 변화나 해수면 상승까지도 포함시킬 수 있다.

지구온난화는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최근 ‘수문과 지구과학(Hydrology and Earth System Science)’이라는 저널에 재미있는 연구결과가 하나 발표됐다(Menberg et al, 2014).

독일과 스위스, 캐나다 공동연구팀은 독일의 두 도시(Cologne, karlsruhe) 근처에 있는 10~40m 깊이의 지하수 층에 뚫어놓은 4개의 관정에서 퍼 올리는 지하수의 온도와 기온의 변화를 비교 분석했다.

관정을 파서 지하수의 온도를 측정하는 연구를 수 십 년간 진행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연구팀이 40년이 넘는 지하수 온도 자료를 얻은 것은 말 그대로 행운이었다. 두 도시에 물을 공급하는 사람들은 지난 196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 지하수의 품질을 점검하기 위해 관정을 파서 지하수의 온도를 측정해 왔는데 연구팀이 세계 어느 연구팀도 쉽게 얻은 수 없는 뜻밖의 귀중한 자료를 얻은 것이다. 이 대목에서 연구팀은 ‘godsend(신의 선물, 뜻밖의 선물)’라는 단어를 선택했다.

분석결과 지난 40년 동안 지하수의 온도 변화 경향은 기온 변화 경향과 매우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온 변화 경향을 보면 80년대 후반과 90년대 후반 등 두 차례에 걸쳐 점프[regime shift]를 하게 되는데 지하수 온도 역시 90년을 전후해서 그리고 2000년대 초반 등 두 차례에 걸쳐 점프를 하고 있다(그림 참조).
취파
물론 공기와 땅, 그리고 물의 특성이 다른 만큼 기온의 변화 폭에 비해 지하수 온도 변화의 폭이 상대적으로 작다. 또 기온의 변화와 지하수 온도의 변화가 동시에 나타나지는 않는다. 기온의 변화가 1~4년 앞서가고 지하수 온도는 기온에 비해 1~4년 늦게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중요한 것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온의 변화가 1~4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지하수에 그대로 반영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지하수의 온도가 올라가는 것은 지구온난화로 뜨거워진 공기와 맞닿아 있는 지표면을 통에 열이 땅속으로 전달돼 지하수 온도 역시 올라가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렇다면 지하수 온도가 올라가면 어떤 영향이 나타날까?

우선 지하수의 품질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온도가 올라갈 경우 지하수에 사는 각종 박테리아나 병원균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지하수 품질이 떨어질 경우 식수를 비롯한 각종 용수 공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지하수의 품질을 관리하는데 수온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다. 특히 지하수의 온도가 올라갈 경우 지하 생태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뿐 만 아니라 주변 강물의 온도까지 올라가게 될 경우 주변 생태계에도 큰 변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모두 나쁜 영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온천이나 지열 발전처럼 지하의 열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긍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지표면을 뚫고 들어가 지하수의 온도까지도 끌어 올리고 있는 지구온난화,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지 아직은 가늠하기 조차 힘든 상태다.

<참고문헌>

* Menberg, K.,  P. Blum, B. L. Kurylyk and  P. Bayer, 2014: Observed groundwater temperature response to recent climate change. Hydrology and Earth System Sciences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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