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제유가가 계속 추락하고 있습니다. 유가를 조절할 석유수출국기구의 영향력이 약해졌고 산유국들의 이해관계도 복잡합니다.
한주한 기자가 설명하겠습니다.
<기자>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던 국제 유가는 서부텍사스산 원유 기준으로 75달러 선까지 떨어졌습니다.
과거엔 석유수출국 기구 OPEC가 생산량 조절에 나서면 유가 하락이 멈췄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릅니다.
셰일오일처럼 OPEC가 통제할 수 없는 이른바 비전통 원유 생산이 크게 늘어난 게 유가 하락의 직접적 원인입니다.
특히 미국의 하루 원유생산량이 사우디 수준에 육박할 정도로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정민/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 셰일오일이나 샌드오일 개발이 일어나면서 (에너지)패권이 두 개로 나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OPEC 중심국인 사우디까지 유가 하락을 용인하는 모양새입니다.
유가를 떨어뜨리면 생산 비용이 많이 드는 미국산 셰일오일 생산에 제동을 걸 수 있습니다.
중동의 맹주 자리를 다투는 이란을 견제할 수도 있습니다.
균형 재정을 맞추려면 유가가 130달러가 돼야 하는 이란에게 저유가는 큰 부담입니다.
미국 입장에서도 유가 하락은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러시아를 압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국제유가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배럴당 70달러 아래로 떨어지면 중동 산유국들의 재정 파탄이 우려되기 때문에 하락 폭이 그리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