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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랍 야지디 소녀 탈출기…"경매처럼 팔려"

IS 피랍 야지디 소녀 탈출기…"경매처럼 팔려"
"남자들이 흥정을 한 뒤 돈을 주고 받았죠. 마치 경매 같았어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납치됐다 탈출한 15살 야지디족 소녀는 14일(현지시간) 보도된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IS대원에 팔려간 순간을 떠올리며 몸서리쳤다.

이 소녀의 시련은 8월3일 IS가 이라크 북부 신자르 산에 있는 야지디 마을을 공격하면서 시작됐다.

소녀는 가족들과 함께 피란길에 올랐지만 곧 IS에 붙잡혔다.

IS대원들은 붙잡은 야지디족중에서 이 소녀를 비롯해 결혼하지 않은 여성들을 추려내 데려갔다.

그녀는 "울면서 엄마 손을 잡고 있자 한 IS대원이 내 머리에 총을 겨눴다"면서 "엄마가 죽지않으려면 가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소녀는 12살, 19살 친자매를 포함한 수십 명의 여성들과 함께 IS가 장악하고 있는 이라크 모술로 실려 갔다.

이들이 수용된 3층짜리 건물은 수백 명의 여성 포로들로 가득 차 있었고 IS대원들은 여성들을 골라 갔다.

턱수염을 기른 한 남자가 그녀에게 다가와 데려가려 했다.

소녀가 거부하자 이 남자는 그녀의 언니 목에 칼을 들이댔고 소녀는 순순히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12살) 여동생은 말하지도, 울지도 못했어요. 마치 감정이 없는 것같았죠".

이 때가 그녀가 자매들과 마지막으로 함께 한 순간이었다.

그녀는 국경을 넘어 IS의 본거지인 시리아 락까의 한 주택에 수용됐다.

소녀들에 대한 거래가 이뤄지는 곳이었다.

소녀들은 값이 매겨졌고, 팔려갔다.

그녀도 한 지하디스트(성전주의자)의 손에 넘어 갔고, 이 지하디스트는 그녀에게 자신과 결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자살할까 생각도 했지만 탈출을 결심했고 어둠을 틈타 다른 소녀 한 명과 함께 작은 창문을 통해 빠져나갈 수 있었다.

그녀는 위험을 무릅쓰고 농가의 문을 두드렸는데 운좋게도 이곳에 사는 젊은 아랍계 남성의 도움으로 가족들과 만날 수 있었다.

소녀의 가족들은 탈출을 도운 이 남성에게 3천700달러를 지불했다.

그녀는 피랍 기간 직접 강간을 당하지는 않았지만 주변에서 강간당하러 끌려가는 경우는 봤다고 전했다.

아리안족의 후손인 야지디족은 폐쇄적인 부족생활을 고수하며 고대 페르시아에서 유래한 고유 종교를 가지고 있어 IS의 표적이 됐다.

IS는 개종을 거부한 야지디족들은 무자비하게 학살하는 한편 수 천명의 야지디족 여성들을 납치했고, 이는 미국이 IS 공습을 결정한 계기가 됐다.

유엔 시리아 조사위원회도 14일 보고서에서 IS 대원들이 공습을 피해 민가에 머물면서 야지디족 여성을 성 노예로 삼고 강제로 자신들의 아이를 갖도록 하고 있다고 고발하며 국제법에 따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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