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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약세로 대형 수출주 상승세 가속

원·달러 환율이 한때 1,100원선을 넘어서는 등 원화 약세가 뚜렷해지면서 대형 수출주의 주가 회복세가 한층 탄력을 받고 있다.

원화 약세에 따른 외국인의 한국 증시 이탈 우려도 없지 않으나, 약세가 심화하지 않는 한, 긍정적 효과가 우세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100원선을 상향 돌파했다가 1,096원으로 마감했다.

이날도 오후 2시 27분 현재 1,097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원화 환율이 1,100원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1년2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이 같은 원화 약세는 엔저가 심화하는 가운데 최근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의 '원·엔 동조화' 발언의 영향으로 원화가 엔화를 따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원화 약세로 엔저 우려가 완화되자 그간 엔화 약세로 타격을 받았던 수출주들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그간 낙폭이 컸던 조선·화학 업종의 반응이 크다.

전날 현대중공업이 10.80% 급등한 것을 필두로 대우조선해양(6.90%) 현대미포조선(5.00%) 등 다수 조선주가 상승했다.

화학 업종도 한화케미칼이 가격제한폭까지 뛰어올랐고 LG화학(6.32%), SK이노베이션(5.56%), SK케미칼(4.71%) 등도 올랐다.

박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원화 강세가 많은 수출주들의 발목을 잡았으나 원·달러 환율이 1,100원 가까이 오르면서 수출주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 투자분석팀은 "최근 원화가 엔화를 제외한 주요 산업국가들 통화 중에 가장 약세를 보이는 것은 한국 증시에 주요 호재"라며 "이 같은 환율 흐름은 수출주 전반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원화 약세로 인한 환차손 때문에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떠날 수 있다는 점은 증시 수급에 부담이 된다.

지난달 외국인은 국내 상장주식 2조1천240억원을 순매도해 두 달째 '팔자'를 이어갔다.

특히 원·달러 환율 상승의 직격탄을 맞는 미국 투자자들은 3천975억원어치를 팔아치워 지난 2월 이후 8개월 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

다만 원화 약세가 앞으로 더 심화하면 외국인의 이탈이 본격화될 수 있지만, 추가 약세가 심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 외국인들도 환차손 우려보다는 수출주의 실적 개선 기대감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향후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까지 간다든지 하면 외국인 수급이 나빠지겠지만 현재로서는 원화 환율이 이 정도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아서 외국인 이탈 우려도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며 "원화 환율 방향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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