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유럽 탐사선 첫 혜성 착륙…표면에 몸체 고정 못 해

유럽 탐사선 첫 혜성 착륙…표면에 몸체 고정 못 해
유럽의 우주 탐사선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혜성 표면에 착륙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지난 2004년 3월 프랑스령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지 10년 8개월 만입니다.

독일 다름슈타트에 있는 유럽우주국 관제센터는 혜성 탐사선 로제타호의 탐사 로봇 '필레'가 세계 표준시 기준으로 어제 오후 혜성에 성공적으로 착륙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안드레아 아코마조 유럽우주국 비행 책임자는 "필레가 표면에 도달했다는 착륙 신호를 보내왔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05년 7월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가 우주탐사선 딥 임팩트호의 충돌체를 혜성 템펠 1호에 충돌하는 실험을 한 적은 있지만, 혜성 표면에 탐사 로봇을 착륙시켜 조사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탐사 로봇 필레는 혜성에서 수집한 상당량의 데이터를 지구로 전송하기 시작했지만 착륙 당시 고정장치인 작살 2개가 제대로 발사되지 않아 아직 화성 표면에 몸체를 고정하지는 못했다고 유럽우주국이 밝혔습니다.

유럽우주국은 "필레가 표면에 고정되지 않았고 아직 어떤 상황인지 완전히 파악된 것은 아니다"라며 "무선 신호가 불안정한 것으로 보아 필레가 부드러운 모래 위에 착륙했거나 살짝 튀어 올랐다가 다시 내려앉았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유럽우주국은 현재 필레와 로제타호 사이의 무선 연결이 끊어진 상태지만 이는 예견된 것이라며 오늘 연결이 정상화되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필레는 세계 표준시 기준으로 어제 오전 8시 35분 모선인 로제타호를 떠나 약 22.5km를 낙하하고서 7시간 만에 이 혜성 표면 '아질키아'에 안착했습니다.

무게가 100㎏가량 되는 필레는 중력이 거의 없는 혜성에 착륙함과 동시에 튕겨 나가지 않도록 드릴 장치와 작살을 이용해 표면에 몸체 고정을 시도했습니다.

아질키아는 상대적으로 평평한 지역이라 지난 지난 9월 착륙 지점으로 확정된 곳입니다.

현재 지구에서 5억 천만㎞ 떨어진 이 혜성은 마치 고무 오리 장난감처럼 2개의 큰 덩이가 목으로 연결된 모습이어서 '오리 혜성'으로도 불립니다.

필레는 혜성에 착륙하고서 곧바로 주변 사진을 촬영해 보낼 예정입니다.

또 표면에서 30㎝가량 아래에 있는 토양을 채취해 화학적으로 분석하는 등 최소 석 달가량 탐사 작업을 벌일 예정입니다.

필레가 기온이 낮은 혜성에서 얼마나 오래 정상적으로 작동할지는 예상이 어렵습니다.

필레는 2∼3일가량 자체 에너지를 이용해 작동하고 이후에는 몸체를 둘러싼 태양전지판으로 충전합니다.

필레와 함께 로제타호도 혜성 궤도를 돌면서 관찰을 계속할 계획입니다.

혜성은 약 46억 년 전 태양계 형성 당시 모습을 유지하고 있어 로제타호와 필레가 보내오는 자료는 태양계 진화 역사와 생명의 기원을 밝히는데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로제타호는 지난 2004년 지구를 떠나 11년가량 지구-태양 거리의 42배가 넘는 65억㎞를 비행해 이 혜성에 도착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