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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런 "찬 우주와 대비된 따뜻한 감성 보여주고 싶었다"

놀런 "찬 우주와 대비된 따뜻한 감성 보여주고 싶었다"
크리스토퍼 놀런(44) 감독은 늘 스타일리시하면서도 철학적인 영화들을 만들어왔다.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려 10분밖에 기억력이 지속하지 않는다는 '메멘토'(2001)로 시선을 끈 그는 '베트맨 비긴즈'(2005)와 '다크 나이트'(2008)로 이어지는 베트맨시리즈, 상대방의 꿈속에 들어가 생각을 훔친다는 기발한 착상을 그린 '인셉션'(2010) 등을 통해 할리우드를 대표할만한 감독으로 성장했다.

늘 새로운 소재를 영상에 담았던 그가 이번에는 인식 영역을 우주로 확장했다.

올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자 매튜 맥커너히와 앤 해서웨이와 함께 작업한 '인터스텔라'를 통해서다.

'인터스텔라'는 멸망해가는 지구의 대안을 찾고자 우주로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다.

주인공 쿠퍼(매튜 맥커너히)는 암울한 미래 대신 희망 가득찬 미래를 자녀에게 남겨주기 위해 우주로 향한다.

영화는 국내서 개봉 5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은 10일 중국 상하이의 한 호텔에서 열린 '인터스텔라' 아시아투어 기자회견에서 "인간의 내면과 우주에 대한 이야기는 의도적이었다"며 궁극적으로 "인간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차가운 우주와 따뜻한 인간 감성에 대한 극명한 대비에 대해 말하고 싶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지구에 사는 우리 인간들의 삶과 우주로 나가는 인간들의 삶은 평행선을 달립니다. 지구에 사는 인간도, 우주로 나가는 인간도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그런데 우주가 배경이 되면, 그 죽음이라는 우리 인생의 확실한 것이 더 거대하게 느껴집니다. 우주에서 인간의 위치가 무엇인지, 우리가 누구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거대한 서사를 바탕으로 한 서사시 같은 영화인 '인터스텔라'에는 웜홀, 양자역학, 상대성이론 등 어려운 물리학용어가 가득하다.

영화를 만들면서 관객들에게 부담을 준다고 느끼지 않았을까.

"천체 물리학자의 확실한 검증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관객들이 영화의 용어에 대해 모든 걸 다 이해할 필요가 없습니다. 캐릭터의 감정을 느끼며 영화의 진행을 따라가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제임스 본드가 사용하는 폭탄이 어떻게 만드는지 관객들이 알 필요가 있나요? 영화를 감상하는 데는 캐릭터의 감정이 가장 중요합니다." 영화는 무한한 우주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꿈과 공포, 감정들을 담았다.

그 과정에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걸작 '2001년 스페이스 오딧세이'에 대한 오마주가 상당하다.

놀런 감독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큐브릭 영화에 대한 오마주는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인터스텔라'에 나오는 '타스'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에 등장하는 로봇 모놀리스와 비슷해요. 가장 단순한 디자인으로 고도의 성능을 보이는 로봇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영화는 속편의 가능성을 열어놨다.

그는 속편에 대해서는 "아직 개봉도 하지 않았는데(중국 개봉은 11월12일), 결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관객에게 선보는 게 먼저"라고 했다.

놀런 감독은 영화를 디지털 대신 35㎜와 아이맥스 필름으로 만들었다.

그는 디지털 대신 35㎜필름을 고수하는 걸로 유명하다.

그는 "35㎜뿐 아니라 아이맥스도 썼다. 이미지와 해상도가 디지털보다 더 좋기 때문이다. 더 대체할 좋은 수단이 나오지 않는 한 아마도 35㎜를 계속 고수할 것 같다"고 했다.

놀런 감독은 영화를 만들면서 아내 엠마 토마스와 동생 조너선 놀런과 협업했다.

아내는 '인터스텔라'의 제작자로, 조너선은 시나리오 작가로 이 영화에 참여했다.

"놀런 감독과 결혼한 건 행운"이라고 한 엠마 토마스는 "영화를 제작할 때는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다. 집에 와서도 영화이야기만 한다. 영화를 찍지 않을 때는 일과 관련된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다. 네 명의 아이를 키워야 하기 때문에 일을 하지 않아도 바쁘다. 같이 영화를 하면서 좋은 점은 현장에 아이들을 데리고 다닐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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