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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첫 흑인여성 법무장관 지명자 로레타 린치는 누구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법무장관으로 지명한 로레타 린치(55) 뉴욕 동부지구 연방검사장은 흑인 여성이라는 비주류 배경에도 굵직한 사건들을 강단 있게 처리해온 비정파적 인물로 꼽힌다.

흑인 노예의 후손으로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나고 자란 린치 검사장은 평생 흑인 여성에 대한 편견과 싸워왔다.

흑인이 드문 초등학교에 다니던 그는 시험 점수가 학교 관계자들의 예상보다 좋을 때 재시험을 지시받았고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나서는 법정에서 속기사로 오해받기도 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린치 검사장은 한 행사에서 고조부는 해방 노예 출신이었고 목사였던 할아버지와 아버지도 평소 지방 보안관들에게 부당하게 쫓기는 흑인을 집에 숨겨줬다며 흑인 인권에 민감한 집안 내력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가 세간에 이름 알린 것은 1997년 아이티 이민자 출신 애브너 루이마의 성고문 사건을 통해서다.

뉴욕 경찰관 저스틴 볼페가 자신에게 주먹질한 것으로 오해하고 루이마를 경찰서로 연행, 빗자루 손잡이를 항문에 집어넣고 구타한 사건이다.

백인 경찰이 흑인에게 야만적인 폭력을 행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흑인들의 분노가 치솟았지만 당시 사건을 맡은 린치는 "인종에 따른 국민투표가 되길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시사주간지 타임은 보도했다.

당시 검찰 측은 최고형을 구형했고 볼페는 징역 30년형을 선고받았다.

이처럼 린치 검사장은 차분하고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철저한 일 처리로 법조계 내부에서 인정을 받아왔다.

토니 웨스트 전 법무부 수석 차관은 "린치를 지명한 것은 훌륭한 선택"이라며 "린치는 똑똑하고 착실하며 유능하고 노련하다"고 평가했다.

린치 검사장은 오바마 대통령과 개인적인 인연이 없을뿐더러 1999년과 2010년 연방검사장을 역임하며 두 차례에 걸쳐 상원의 인준을 받아 이번에도 무난히 인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내다보고 있다.

린치 검사장이 법무장관에 임명되면 미국 역사상 첫 흑인 여성 법무장관이 된다.

하지만, 법무장관 임명까지 가는 길에 걸림돌도 남아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성명을 내고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공화당이 과반을 차지한 내년에 인준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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