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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종-정정순 '불편한 동거' 언제까지 이어질까

지난 3월 이시종 충북지사가 신진선 당시 행정부지사 후임으로 정정순 안전행정부 지방재정세제실 지방재정정책관을 지목하자 지역 정가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그는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의 이 지사가 4년 전 지방선거에서 맞붙었던 새누리당 정우택(청주 상당) 의원의 핵심 브레인으로 꼽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정 부지사는 당시 충북지사였던 정 의원을 도와 '오송 개발 플랜' 등을 주도하는 등 경제 분야 주요 정책을 입안, 뚝심있게 추진했다.

그가 안전행정부로 자리를 옮겨 요직을 거치며 입지를 다진 데는 타고난 그의 성실함과 친화력 때문이기도 했지만 정 의원의 후견도 작용했다는 것이 지역정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6·4 지방선거'를 불과 3개월 앞두고 상대 진영의 인물로 분류되는 정 부지사를 '넘버 투'에 불러 앉힌 이 지사의 용인술과 관련, 딱히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충북 출신으로 부지사로 데려올 인물이 정 부지사 이외에는 마땅치 않았다는 얘기다.

물론 외지 출신을 후임 부지사로 삼을 수도 있었겠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불필요한 논란이 될 수 있었고, 이 지사로서도 선거를 앞두고 '통 큰'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성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지사와 정 부지사의 '동거'가 여전히 불편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정 부지사는 차기 총선이나 지방선거 출마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그가 부지사 취임 이후 휴일조차 가리지 않고 각종 행사에 꾸준히 참석하는 이유가 단순히 부지사로서의 책무뿐 아니라 선거를 겨냥한 스킨십 강화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그간의 성향이나 정 의원과의 인간적 관계로 볼때 그가 출마한다면 새누리당 간판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논리대로라면 그가 부지사로서 성공적인 직무를 수행한다는 것은 이 지사를 제대로 돕는 것이기도 하지만 총선이나 지방선거의 유력한 주자로 거듭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승자와 패자만 있는 정치판에서 그의 선전은 곧 이 지사가 속한 새정치연합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물론 그가 선출직에 출마하지 않을 수도 있고, 지방선거로 목표를 잡는다고 하더라도 아직 4년이라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이 지사와의 공생도 당장은 별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총선 출마에 뜻이 있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20대 총선이 불과 1년6개월 앞으로 다가왔으니 현재의 부지사 직을 총선 출마의 지렛대로 삼을 수 있다.

새누리당 청원당협이 사고당협이어서 주인이 없고, 청주권 2곳도 원외 당협위원장 체제여서 충분히 공천 경쟁을 해볼만한 지형구도다.

정치권에서 회자되는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이 지사로서는 '호랑이 새끼'를 곁에 두고 키우는 셈이다.

마냥 편해보이지 않는 이 지사와 정 부지사의 동거가 얼마나 지속될지에 지역정가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부임한 지 채 1년이 안 되는 시점이어서 당장 올 연말 인사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겠지만 충북도가 경제부지사에서 정무부지사 체제로 전환키로 하면서 사실상 이번에 교체가 확실해진 설문식 경제부지사만큼이나 정 부지사가 시선을 끄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청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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