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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3선발 체제' 넥센, 어그러진 계산

프로야구 '3선발 체제' 넥센, 어그러진 계산
넥센 히어로즈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1~2차전에서 1승 1패를 거뒀다.

적지에서 그 정도의 성적이라면 대부분 팀들이 만족할 만한 결과지만 넥센은 사정이 다르다.

넥센은 '원투펀치'가 출격하는 삼성과의 1~2차전을 모두 따내는 것이 지상과제였다.

삼성 타선의 감이 돌아오기 전에 1~2차전에 모두 승리하고 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가 7전 4승제의 한국시리즈를 4~5차전에서 끝내겠다는 것이 넥센의 복안이었다.

넥센은 1차전에서 에이스 앤디 밴헤켄의 호투와 강정호의 결승 투런 홈런으로 바라던 승리를 얻었지만 2차전에서는 믿었던 헨리 소사가 무너지면서 계획이 어그러지고 말았다.

1~2차전 선발 투수의 순서만 바뀌었다 뿐이지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

당시 플레이오프 3차전과 마찬가지로 이번 한국시리즈 3차전에는 오재영이 선발 등판한다.

오재영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6이닝 3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팀에 승리를 선사했다.

당시 염 감독은 오재영을 두고 "팀을 살려냈다"고 말했다.

그 정도로 중요한 승리였다.

문제는 오재영이 정규시즌에서 LG를 상대로는 무척 강했던 반면 삼성을 상대로는 두 차례 경기에서 1패와 평균자책점 27.00으로 최악의 부진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당시에는 오재영의 직구 시속이 130㎞ 중반 대에 머물렀던 반면 최근에는 140㎞ 초반까지 올라왔다고는 하지만 그에게 타선이 살아난 삼성을 상대로 플레이오프 3차전과 같은 깜짝 호투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더 큰 문제는 3차전에서 오재영 선발 카드가 실패로 돌아갔을 경우다.

넥센은 4차전에서 밴헤켄을 다시 마운드에 올릴 예정이다.

통상적으로 1선발이 1차전과 5차전을 책임지는 것과 비교하면 조기 등판이다.

염 감독은 "밴헤켄에게 충분히 휴식을 줬고, 정규시즌에서도 5일 로테이션 때보다 4일 로테이션 때 구위가 더 좋았다"며 무리한 투수 운용은 아니라고 말하지만 상당한 위험 부담을 안은 선택이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지금은 정규시즌과는 에너지 소모량이 비교가 안 되는 단기전 승부다.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한국시리즈 1차전에 오른 밴헤켄은 직구의 시속이 예전보다 떨어진 모습이었다.

염 감독은 "시속은 떨어졌지만 볼 끝은 더 좋았다"고 두둔했지만, 류중일 삼성 감독은 "썩 좋아보이지 않았다"고 평가절하했다.

소사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미 플레이오프 1차전과 4차전을 소화한 소사는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릴리스 포인트가 일정하지 않았다.

체력이 떨어져 하체가 흔들릴 때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다.

불펜의 필승조인 조상우 역시 한국시리즈에서는 시속 150㎞를 쉽게 넘기던 정규시즌의 모습은 아니었다.

이번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많은 전문가는 시리즈가 조기에 끝날 경우엔 넥센, 시리즈가 길어질 때는 삼성이 승산이 있다고 봤다.

넥센이 20승 투수 밴헤켄을 필두로 탄탄한 원투선발에다 조상우-한현희-손승락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도 막강하지만 삼성의 투수진이 양과 질에서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넥센은 전체 27명의 엔트리 중에서 투수를 삼성보다 2명 적은 10명만을 넣었다.

넥센은 이번 한국시리즈를 플레이오프 때와 마찬가지로 3선발 체제로 운용하고 있다.

4선발 후보인 문성현이 이제 부상에서 회복된 상태라 넥센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고육지책이었다.

넥센이 이처럼 선발진을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운영하면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은 불펜의 과부하다.

타선이 폭발한다면 큰 문제는 없겠지만 2차전처럼 터지지 않고 승부가 종반까지 이어질 경우 이번 시리즈에서 연투가 예상되는 넥센의 필승조가 체력적인 부담을 이겨내고 끝까지 버텨낼 수 있을까.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넥센으로서는 험난한 승부가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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