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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회의장에 고성…"대정부질문 없애자"

<앵커>

나흘간의 국회 대정부질문이 오늘(5일) 끝났습니다. 여야 의원 48명이 질문자로 나섰는데, 아니나 다를까, 텅 빈 회의장, 고성, 똑같은 질문과 답변 역시 되풀이 됐습니다. 이럴 바에는 대정부질문 없애자는 목소리가 또 나왔습니다.

김지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오늘 오후 국회 본회의장입니다.

전체 300명의 국회의원 가운데 달랑 9명만 출석했습니다.

국무위원이나 방청객보다 훨씬 적습니다.

[방청객 : 정말 너무 많은 분들이 안 계셔서 소통이나 이런 게 잘 안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회의 시작에 필요한 의사정족수 60명을 채우지 못해 제 시간에 질문이 시작된 적도 거의 없습니다. 

[국회방송 : 의원 여러분께서는 회의장에 속히 입장해 주시기 바랍니다.]

더 큰 문제는 똑같은 질문과 답변의 반복입니다.

그제 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선 12명의 질문자 중 9명이 전시작전 통제권 전환 연기 사유를 물었습니다.

[손인춘/새누리당 의원 : 군사주권 포기라는 비판을 받으시겠습니까?]

[심재권/새정치민주연합 의원 : 군사주권을 포기하는 겁니다. 그렇게 보지 않으십니까?]

[한민구/국방부 장관 : 여러 번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전작권 전환은 여러 안보 상황 변화와….]

본질과 관련 없는 고성도 빠지지 않습니다.

[윤호중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 부총리가 모르면 총리가 알게 해야 될 것 아닙니까?]

[정홍원/국무총리 : 어떻게 총리가 다 알 수가 있습니까? 그리고 질문을 하시려면 원고를 주셔야지.]

제헌 국회 때부터 시행된 대정부질문은 매년 네 차례 정도 진행됩니다.

이 기간 상임위 활동은 중단되는데, 그 효과는 상임위보다 못 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이광재/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 : 국회 의원들의 얼굴 알리기 질문들이 많거나 그냥 이번만 넘기면 된다는 식의 답변들이 있어서 심도 있는 대정부 질문이 안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김두한 전 의원의 오물 투척 사건과 박계동 전 의원의 전직 대통령 비자금 폭로 등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는 대정부 질문이 정부를 견제하는 유용한 수단이었습니다.

하지만, 저조한 출석률에 비슷한 질문과 답변, 정치 공방과 고성이 반복되면서 대정부질문은 본래의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입니다.

[정의화/국회의장 : 참석 의원 수가 적어서 대정부질문 무용론이 제기되기도 해서 의장으로서는 매우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새정치연합 문병호 의원이 오늘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바에야 폐지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하는 등 대정부질문 폐지론은 점차 확산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임우식·홍종수, 영상편집 :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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