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반기문 영입' 목 매는 정치계…이유 있는 경쟁

<앵커>

정치권이 이렇게 반기문 총장 모시기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표면적인 이유는 명백합니다. 정치 공학적으로 볼때 충청도 출신에 화려한 이력과 중도적 이미지를 가진 정치적인 상품성을 높이 산 겁니다.

하지만, 이면에는 기존 정치권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 그리고 마땅한 주자가 없을 때 늘 바깥으로 눈을 돌리는 우리 정치의 후진성에 더 큰 원인이 있습니다.

뉴스인 뉴스, 장훈경 기자입니다.

<기자>

반기문 총장 모시기에 처음 불을 붙인 것은 새누리당 내 친박계였습니다.

[안홍준/새누리당 의원 : (기자가 반기문 총장이) "야당 성향입니까, 여당 성향입니까" 이것 하나만 대답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제 판단으로는 절대 야당은 아니다.]

선수를 뺏긴 새정치연합 내 구 민주계는 반 총장은 우리 사람이라며 반기문 대망론에 가세했습니다.

[권노갑/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 (반기문 총장을) 우리 당에서 영입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나에게 와서 이야길 했어요. 그 분이 측근이란 것은 확실합니다.]

반 총장은 대선 때마다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 출신인 데다 한국인 최초의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높은 인지도와 중도 성향의 이미지도 갖추고 있습니다.

유엔 사무총장 임기는 차기 대선 1년 전인 2016년 12월 말에 끝납니다.

반 총장을 대권후보 여론조사에 넣자마자 단번에 1위에 올랐습니다.

[이택수/리얼미터 대표 : 노무현 정부 때 외교 장관을 했었고, 현 정부에서 유엔 사무총장 재선까지 하고 있기 때문에 여야 모두 지지층으로부터 (고루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반기문 대망론의 핵심은 한 마디로 압도적인 대권 주자가 기존 정치권엔 없다는 겁니다.

계파를 대표하는, 고만고만한 주자들만 난립할 뿐, 정작 국민의 신망을 받는 지도자감은 없는,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강한 불신이 반 총장에 대한 기대로 이어지는 겁니다.

유력한 대선주자가 없으면 덜컥, 바깥으로만 눈을 돌리는 우리 정치의 후진성도 한 몫하고 있습니다.

[신 율/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 자꾸 (대선주자를 밖에서) 영입을 한다는 것은 우리나라 정치에 대해 아무도 신뢰를 갖지 않는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국민들이 외면하는 거거든요.]

정파적 이해가 얽혀 있는, 의도적인 띄우기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유력 주자인 김무성 대표를 견제하려는 새누리당 친박계와 야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진영에 맞서 영향력을 회복하려는 구 민주계의 정치적 계산이 이례적인 영입 경쟁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반총장의 선긋기로 당분간 '반기문 대망론'이 잠잠할 수는 있겠지만, 언제든 다시 부상할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입니다.

(영상취재 : 임우식, 영상편집 : 김종미) 

▶ 관련기사
반기문 총장 "정치에 끌어들이지 마라" 선 긋기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