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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전화로 은행 대출 만기연장…편리함 뒤에 숨겨진 '꼼수'

[취재파일] 전화로 은행 대출 만기연장…편리함 뒤에 숨겨진 '꼼수'
● 전화로 대출 만기연장하라고? 금리 바가지 쓸뻔한 사연

신용대출이나 마이너스 대출 통장을 사용하는 분들이라면 만기연장 때 은행 콜센터에서 이런 전화 한번쯤 받아보셨을 겁니다.

(00은행 콜센터 직원)
“만기가 되신 건, 유선상 녹취를 통해서 1년 연장 도와드려도 괜찮으시겠습니까?”


바쁜 일상, 직장생활 속에서 은행가는 번거로움을 피하려 친절한 콜센터 직원의 안내에 따라 대출을 만기연장 했다간 낭패를 볼 수도 있습니다. 편리함 뒤에 꼼수가 숨어있기 때문입니다.

직장인 박 모 씨도 얼마 전 마이너스 대출 연장을 전화로 하려다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한국은행이 올 들어 기준금리를 두 차례나 내렸는데도, 대출금리가 1년 전 4.98%에서 5.37%로 0.39%P나 되레 올라간 겁니다. 이상해서 콜센터 직원에게 물으니 박 씨의 신용에 변동이 생겼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돌아옵니다.

(00은행 콜센터 직원)
“고객님의 신용평점이라든가 카드론, 연체하신 경험이 있으시다거나 그러시면 가산금리가 높아져 대출금리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박 씨는 1년 전과 비교해 딱히 개인신용에 변동이 생길만한 이유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콜센터에 꼬치꼬치 금리산정 방식에 대해 물으니 콜센터 직원은 자세한 건 지점을 찾아가 상담받으라고 말합니다.

박 씨는 번거롭지만 지점을 직접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콜센터 직원의 말과 달리 박 씨의 신용이 나빠져 대출금리가 올라간 게 아니라 대출상품 자체의 문제였던 겁니다.

박 씨의 마이너스대출 상품은 일정 규모의 회사 직장인을 위한 ‘급여이체 신용대출’ 이었는데, 신용등급이 좀 나쁘더라도 급여 이체하는 조건으로 대출이 가능했던 겁니다. 때문에 이 상품은 가산금리가 3.8%나 됐고, 고정금리 상품이기 때문에 한은의 금리인하 혜택을 못본 거였습니다. 더구나 지난해에는 가산금리 인하혜택을 받았는데, 이번 콜센터 만기연장 땐 그것조차 사라졌습니다. 박 씨는 어떻게 이럴 수 있나며 지점 직원에게 따지자 이런 황당한 답변이 돌아옵니다.

(00은행 지점 직원)
“전화로 대출만기연장을 안하시는 게 나을 것 같네요. 전화로 하시면 콜센터는 전산 프로세스대로 진행을 하다 보니까 금리인하 혜택을 받으려면 지점에서 처리하는게 나을 것 같아요.”


결국 박 씨는 지점에서 신용도가 좋은 직장인에게 유리한 다른 대출상품으로 갈아타 4.98%이던 대출금리를 4.17%로 낮췄습니다. 콜센터를 통해 만기연장을 했더라면 무려 1.2%P나 금리 바가지를 쓸 뻔 한겁니다.
대출 640

● 대출 만기연장, 번거롭더라도 지점 방문하는 게 유리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포함한 가계신용대출 만기연장은 250만 건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전화로 연장한 건이 122만 건으로 전체 연장 건수의 절반에 육박했습니다. 통계를 제출하지 못한 국민, 씨티, 경남 은행을 제외한 숫자니 전체의 절반 이상이 콜센터를 통한 만기연장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문제는 은행들이 콜센터를 통해 대출만기 연장을 실행할 때 소비자 권리인 금리인하 요구권에 대해 설명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1년 전과 동일한 조건으로 만기연장을 처리하다보니 대부분의 대출고객은 이에 따르기 마련입니다.  결국 대출 금리를 조금이라도 낮추려면 번거롭지만 지점을 찾아가 내가 가입한 대출상품의 특징이 뭔지, 기준금리와 가산금리 산정 방식은 어떻게 되는지, 더 유리한 대출 상품이 있는지 등을 지점 직원에게 반드시 물어본 뒤 연장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승진이나 연봉인상, 부채감소로 개인 신용도가 좋아졌다면 금리인하를 적극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유의동 새누리당 의원(국회 정무위원회)이 전화 대출 만기연장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장에게 문제가 없는지 실태를 파악하고 금리에 대한 안내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그 결과를 지켜보겠습니다. 

<신용한도대출 만기연장 체크 포인트>

- 되도록 지점을 방문해 만기연장한다.
- 대출금리(기준금리+가산금리)에 문제가 없는지 따져본다.
- 대출상품이 매년 바뀌기 때문에 더 좋은 상품이 있는지 물어본다.
- 만기 연장 전 은행 3~4곳을 비교해 유리한 대출상품이 있는지 알아본다.
- 승진, 연봉인상, 부채감소가 발생하면 은행에 금리를 낮춰달라고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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